새 단장 '놀러와', 갈길 잃은 수상한 토크쇼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2.04 11: 38

MBC 토크쇼 ‘놀러와’의 새 코너 ‘수상한 산장’이 산만한 구성과 식상한 콘셉트로 아쉬움을 남겼다.
MBC는 지난 3일 ‘놀러와’에서 기존에 방송되던 ‘방바닥 콘서트-보고싶다’ 대신에 ‘국내 최초 슬립(Sleep) 토크쇼’라는 이름을 내건 ‘수상한 산장’을 첫 방송했다.
‘수상한 산장’은 산장을 연상하게 하는 세트에서 산장지기 유재석, 김원희, 은지원, 은혁이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게스트를 비롯한 출연진이 매회 제작진이 제시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구성이다.

이날 첫 회 게스트로 배우 정찬과 권오중, 제국의 아이들 광희와 시크릿 선화가 참여한 가운데 제작진은 ‘창밖의 소리를 들어라’, ‘울컥 배틀’, ‘릴레이 동화책 읽기’ 등의 미션을 제시했다.
‘창밖의 소리를 들어라’는 창밖의 여자들이 게스트의 사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이야기하면 게스트가 해명하는 방식이다. 또한 ‘울컥 배틀’은 두 명의 게스트가 누가 더 힘든 일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 심경을 토로하는 경쟁이며 ‘릴레이 동화책 읽기’는 발음이 어려운 단어를 정확하게 읽는 팀이 이기는 대결이다.
이날 ‘수상한 산장’이 내놓은 이같은 게임들은 어느 하나 새로울 것 없는 스타들의 사생활 폭로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이 숱하게 우려먹었던 아이템이었다. 더욱이 이같은 식상한 아이템마저도 게스트들이 잘 적응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급조된 프로그램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산만하고 지루한 구성은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제작진은 미션 사이 사이에 불을 잠시 껐다가 켜는 과정에서 출연진에게 눈을 감을 것을 주문했는데 이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지루함과 산만함을 안기기 충분했다. 제작진은 토크의 흐름을 깨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점등과 소등을 반복했다.
하지만 시청자들로서는 불을 왜 자꾸 껐다 켜야 하는지조차 이유를 모를 정도로 '슬립 토크쇼'에 억지로 끼워맞추기 위한 구성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수상한 산장’은 다른 토크쇼와의 차별점으로 ‘슬립 토크쇼’를 내세웠다. 불이 껐다 켜지고 유재석이 “자자”라는 말을 반복한다고 해서 ‘슬립 토크쇼’라고 우기기에는 8년간 안방극장을 지킨 장수 토크쇼 ‘놀러와’의 명성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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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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