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일본행?’ 보라스의 속뜻은 무엇일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05 07: 02

류현진(25)을 둘러싼 LA 다저스와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신경전이 심상치 않다.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양자의 목소리에는 날이 서고 있다.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이 먼저 공격에 나섰다. 콜레티는 4일(이하 한국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협상 속도가 너무 늦다. 이대로라면 류현진과 계약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협상에 진전이 생기지 않는다면 테이블이 접힐 수도 있다는 엄포였다. 류현진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기보다는 보라스의 협상 전술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발언이었다.
가만히 있을 보라스가 아니었다. 하루가 지난 5일 ‘LA 타임스’는 보라스가 류현진의 일본행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보라스는 “일본도 류현진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일본이라는 대안, 그리고 2년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의 상황을 들어 갈 곳 없는 선수가 아님을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다저스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보라스의 눈높이는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2007년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마쓰자카 다이스케에 맞춰져 있다. 당시 마쓰자카도 협상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끝에 6년간 5200만 달러(563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보라스는 이를 들어 “보스턴은 마쓰자카에게 MLB 3선발급 대우를 해줬다”라며 다저스를 압박하고 있다.
보라스는 이미 틈만 날 때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3선발급 투수”라는 의견을 밝혔다. 때문에 마쓰자카 정도의 금액은 받아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미 포스팅 금액으로만 약 2570만 달러(278억 원)를 지불한 다저스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금액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를 모를리 없는 보라스가 다저스의 헐값 제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일본행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지난달 10일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류현진의 단독 교섭권을 따냈다. 그러나 한 달이라는 협상 시한이 다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협상 테이블조차 차리지 못한 모습이다. 물론 급할 단계는 아니다. 류현진에 앞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다르빗슈 유(텍사스)나 마쓰자카(보스턴)도 연봉 협상을 놓고 진통을 겪은 끝에 막판 타결을 이뤄낸 전례가 있다.
본격적인 협상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윈터미팅이 끝난 뒤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콜레티와 보라스의 장외 설전도 이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술이다. 양자가 얼굴을 맞댈 시간은 5일 남짓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이 시간에서 어떤 합의점이 나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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