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불만족? 오승환 못말리는 스피드업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12.05 12: 20

쉴 틈이 없다. '끝판대장' 오승환(30, 삼성)은 시즌이 끝났지만 더 바쁜 나날을 보낸다.
언론사 시상식을 비롯해 각종 행사에 부름을 받을 뿐만 아니라 마운드 대신 강단에 오르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헌혈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그는 각종 자선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이기에 각종 행사의 단골손님으로 초대받는 일은 당연한 듯 했다.
오승환은 4일 "행사가 너무 많아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근황을 전했다. 오승환은 지난달 20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대학생 대상 콘서트 '열정樂서'의 마지막 강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돌부처'라는 별명처럼 말수가 적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 야구공 대신 마이크를 잡은 오승환은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통해 청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안 해본 것이기에 솔직히 떨렸다"는 오승환은 "조금 생소하니까 떨림이 다른 것 같았다. 마운드 위에서 느끼는 긴장감과는 사뭇 달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시아 시리즈 이후 야구공을 내려놓은 오승환은 예년보다 일찍 괌 전훈에 참가할 예정. "어차피 몸도 쉬어야 한다"는 게 오승환의 말이다. "예년에도 빨리 갔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빨리 갈 생각이다. 20일 전후로 해서 괌에 가서 몸을 만들 생각이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괌에서 홀로 몸을 만들면서 동료 투수들이 합류할때까지 공을 던질 수 있을 만큼 컨디션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오승환은 "작년보다 올해 구위가 좋았는데 올해보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시즌 도중에 투심 패스트볼도 많이 던졌는데 내년에는 시즌 초반부터 부담없이 던지고 싶다"고 투심 패스트볼을 더욱 갈고 닦을 생각.
오승환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소방수. 하지만 자만은 없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직구 스피드가 가장 많이 나왔는데 다만 1km라도 더 늘리고 싶은 게 내 목표다. 스피드를 늘려야 한다는 전제가 깔리면 적어도 느려지지 않을 것 아닌가. 슬라이더 스피드도 많이 나왔는데 더 나왔으면 좋겠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더 끌어 올리겠다".
오승환은 올 시즌으로 해외 진출에 필요한 '7년'의 자격을 채웠다. 완벽한 FA 신분은 아니지만 구단 동의하에 해외 진출을 꿈꿀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일본 무대 진출 대신 삼성 잔류를 선택했다.
이에 "내가 우긴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 자체가 그렇게 돼 있으니 내가 우긴다고 되는 게 아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며 구단 측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내년 시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대답했다.
'맏형' 정현욱이 FA 자격을 얻은 뒤 LG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고 안지만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전력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오승환의 믿음은 변함없었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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