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농 장난감 ‘프랑크앤피셔’ 디자이너 안네마리 인터뷰
유럽 주요 선진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친환경 영유아 용품 브랜드 ‘프랑크앤피셔(FRANCK&FISCHER)’가 국내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랑크앤피셔는 세계적인 장난감회사 ‘레고’에서 영유아의 섬유관련 장난감을 담당했던 디자이너가 2005년에 새롭게 설립한 회사다. ‘오가닉 인형’, ‘친환경 장난감’, ‘놀이교육’, ‘덴마크 장난감’ 등의 키워드와 깊게 연관돼 있다.

프랑크앤피셔의 장난감은 아이가 입에 물고 빨아도 안전할 수 있는 오가닉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며, 아이의 연령별 발달에 도움이 되는 맞춤식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즐거운 놀이 뿐 아니라 두뇌, 감각, 정서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프랑크앤피셔의 국내 론칭을 기념해 한국 공식 파트너사 올댓토이즈 송준영 대표의 도움을 받아 디자이너 안네마리 프랑크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레고에서 프랑크앤피셔로...안네마리 프랑크(Annemarie Franck)

- 과거 레고 디자이너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레고’는 아주 인기가 좋은 장난감입니다. 때문에 레고 디자이너에 대한 환상이 있습니다. 레고 디자이너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 레고와의 인연은 1996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15년 이상 패션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그때 당시 레고에서는 제가 연령이 낮은 3세 이하의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제품 라인업 쪽을 맡아주길 원했었습니다. 굉장히 기대되는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레고에는 섬유로 만들어진 제품라인업이 없었기 때문이며, 3세 이하의 아이들한테는 섬유재질의 제품들이 여러 감각발달에 정말 좋고 또한 아이들이 낯설어 하지도 않거든요. 그렇게 해서 레고에서 섬유 제품 라인업 디자인/개발 업무를 7년 동안 담당했습니다. 정말 많은 제품들을 개발했었습니다. 그런데 2004년 레고에서 회사정책이 바뀌었습니다. 섬유제품 라인업 개발에 대한 투자를 많이 줄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레고는 정말 커리어와 근무조건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환상적인 회사에요. 하지만 레고의 바뀐 정책이 제 인생에 있어서 큰 변화와 기회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레고 디자이너의 경험은 제게 2가지의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첫 번째는 제 자신이 아이들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일을 정말 사랑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한 깨달음을 가지다 보니 제가 무엇을 정말로 원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디자이너로서 일하면서 가졌던 신념과 아이들의 감각발달이나 유머에 대한 지식, 그리고 정서를 함양시켜주는 디자인 경험을 내 자신의 브랜드로 표현할 수 있겠다는 깨달음이었죠. 그런 면에서 레고는 저에게 참 의미 있는 회사였어요. 장난감 디자인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꿈꿨던 아기들을 위한 디자인을, 제 이름을 건 회사를 만들었으니까요.
- ‘장난감 디자이너’는 왠지 꿈의 직업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난감 디자이너가 하는 역할을 비롯하여 좋은 장난감 디자이너의 자질, 필요한 능력, 공부 등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 디자인을 할 때 학교에서나 디자인 관련 교육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디자인 스킬을 사용하고 열심히 배우는 것도 참 중요하지만 사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자신의 모든 경험들을 표현하고 그걸 디자인에 반영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자기 주변의 모든 사회적 관계, 즉 가족, 친구들, 직장 동료 등과의 관계를 통해서 영감을 얻는 게 사실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덴마크 왕립 미술 아카데미(The Royal Danish Academy)에서 순수미술과 디자인(Fine Arts and Design)을 공부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순수미술에서는 장난감 디자인 하는 것을 가르쳐 주지 않아요. 실제로 전 어떤 학교나 교육기관에 오직 장난감 디자인만을 위한 과정이 있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가 9살 때 돌아가셨는데요. 그때 전 사실 많은 책임감들을 갖게 되었어요. 그게 절 일찍 철들게 만든 것 같아요. 그때부터 그런 슬픔들을 극복해 내기 위해서 제가 그리고 꿈꾸던 나만의 환상적인 세계관들을(my own fantasy world) 그림을 통해서 표현해 보기도 하고 또한 막 스케치 해보기도 하고...뭔가 만들어 내는 것으로 표현해냈어요. 제 어린 시절은 정말로 바느질하고 그리고 때로는 종이를 오려서 뭔가를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일과 함께 지나간 듯해요.
저는 패션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을 시작했지만 항상 장난기 많고 놀기 좋아하는 그런 어린 시절의 동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물론 덴마크 왕립 미술 아카데미에서 배웠던 디자인 스킬들을 패션 쪽에 종사하면서 충분히 사용했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고, 아까 말씀 드린 어린 시절에 꿈꾸고 가졌던 세상을 위한 창조적인 활동들도 분명 영향을 미쳤습니다.
레고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레고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패션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이 전부였고 장난감 디자인을 해보지 않았지만 그런 것에 대해서 한 번도 걱정해 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제 어렸을 때의 경험, 그때의 느낌, 또 패션업계에 종사하면서 얻었던 경험을 충분히 활용하고 즐기면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건 바로 컨버전스(융합)의 힘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진 환상적인 세계관과 패션업계에 종사하면서 얻은 섬유에 대한 지식이 레고에서 일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거든요. 정말 요즘 급격하게 변하는 디자인 트렌드 속에서요.
좋은 디자이너의 자질은 다양한 경험과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서 얻게 되는 다양한 지식, 그리고 다양한 영감의 원천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물론 디자인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영감을 얻을 수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 디자이너 안네마리 프랑크의 평소의 성격과 성향, 또 좋아하는 것들과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 저는 항상 제가 만나는 사람들 안에서 ‘최고의’ 무언가를 찾아내고자 노력합니다. 그것이 저한테는 중요하거든요. 그게 비즈니스를 통한 인간관계든 사적인 인간관계든 간에요. 저는 좀 성격이 느긋하고 한편으로 호기심이 굉장히 많아요. 그리고 동물복지와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윤리적인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서 환경을 파괴하는지의 여부도 저에겐 매우 중요합니다. 할 수 있는 한 정말 주의 깊게 공장을 선택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카톤박스(포장된 제품을 여러 개를 한꺼번에 모아 보관하는 큰 박스)도 한 번 사용하면 버리고, 또 새로 주문 들어오면 새로 제작하는 그런 곳이 아니라 재활용하는 공장을 찾았습니다. 우리가 더불어 살고 있는 이 지구의 환경이 중요하니까요. 또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장에서의 근무 조건도 중요했어요. 왜냐하면 그들이 형편없는 대우를 받거나 근무조건이 열악하다면 당연히 제품의 품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더불어 가능하면 장난감에 사용되는 천을 오가닉 소재로 만들고, 인공수정 방식이나 농약을 이용하지 않은 순수한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로 장난감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매일 집에서 사무실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합니다.
- 혹시 자녀들이 있습니까. 아이가 있다면 각 아이들의 성향과 성격 또 그 아이를 위해 직접 디자인한 장난감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 아들 둘이 있습니다. 아들이 태어났을 때, 아들을 위해서 책을 만들어 줬어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죠. 그 책을 정말 어찌나 좋아했는지 책장의 표지가 낡을 때까지 읽고 또 읽고 그러더라고요. 정말 많이 같이 놀았고 함께 그림도 그리고 직접 바느질해서 옷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중세시대 기사 옷이나 소방관 옷 같은 것을 만들었던 것 같네요. 물론 덴마크 국민장난감 레고를 가지고도 많이 놀았습니다. 이제 그 아들들이 19살, 16살입니다.
저녁식사는 항상 남편과 제가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에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서로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아직도 저희는 아들들이 어렸을 때처럼 웃고 같이 놀기도 하고 떠들며 잘 지냅니다. 저와 제 남편은 아이들이 남들과 같이 지내면서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가지고 커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것을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스스로의 책임이기 때문이지요.
★ 프랑크앤피셔 그리고 안네마리

- 프랑크앤피셔의 장난감들을 ‘하나의 단어’ 또는 ‘별칭’으로 표현하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간단한 설명과 함께 부탁드립니다. (예를 들어, 마이클잭슨을 팝의 황제라 표현하는 것처럼...)
▲ 브랜드 슬로건은 ‘design for kids - made with care(아이들을 위해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만든 디자인)’입니다. 이 문장 하나면 프랑크앤피셔 장난감들을 정말 제대로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 유기농 장난감 프랑크앤피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이 세계는 가끔 보면 신기합니다. 정말 좁기도 하고요. 한국에서는 인연이라고 표현하죠? 제가 스스로 원하는 꿈이 뭔가를 정확하게 깨달았을 때(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레고에서 깨달았을 때) 우연히 샬롯 피셔를 만나며 시작됐습니다. 샬롯은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교수로 있었는데 저희가 우연히 만난 시점이 샬롯의 안식년이었습니다. 그녀는 자기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 안식년을 냈는데요. 우연한 기회에 그녀가 제 디자인을 봤고 그걸 정말 사랑스럽다고 느꼈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샬롯에게 제가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회사를 만들고 싶은 제 생각을 말하게 되었고, 그녀 역시 제 생각에 동의했습니다. 물론 그러한 생각에는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의 높은 제품품질과 정직하게 그리고 올바른 방식으로 회사를 이끌고 업무를 처리하고자 하는 서로의 공통적인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만난 후 바로 다음 달에 회사 설립에 대한 계획을 의논했고 샬롯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운 과정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만났기 때문이죠. 장난감을 생산하면서 아기들을 위한 높은 품질과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기능적인 제품의 특성(감각발달, 정서함양 등)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같았으니까요. 디자인하면서 아기들과 부모들 모두에게 웃음 즉 유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중점을 뒀습니다. 아기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감각발달을 도와줄 수 있고 촉진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면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장난감을 보고 만지고 물고 빠는 아기들을 위해서는 반드시 오가닉 코튼으로 만들어진 장난감을 만들어야 했고 아기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순수한 웃음을 위해서는 섬세한 작은 부분까지 신경써서 유머가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생후 6개월 정도 된 아기를 위한 헝겊 공 ‘빅볼 카우 쉽’을 대표적인 예로 들겠습니다. 기존의 헝겊 공들은 그냥 둥글기만 합니다. 하지만 6개월 정도의 아기들은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는 힘의 세기가 약하기 때문에 그 공을 제대로 집을 수가 없죠. 하지만 아이들의 공통된 습성은 공을 집어서 던지면서 자기의 힘이 이만큼 커졌다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랑크앤피셔 빅볼의 경우 동물의 양과 소의 뿔의 특징을 살려 두 손가락을 사용할 수 있는 연령대에 맞는 디자인에 착안했습니다. 아기들은 뾰족한 양쪽 귀 부분을 두 손가락을 사용하여 집어 올릴 수 있고 던질 수도 있습니다. 던지게 되면 안에는 딸랑이가 들어있어 소리가 나고 아기들은 어떤 원인과 결과에 대한 즉 자기가 이렇게 행동을 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후 6개월 아기들은 까꿍놀이를 좋아합니다. 때문에 한쪽 면은 ‘양의 웃는 모습’으로 반대쪽 면은 ‘소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무표정한 소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확 양의 모습을 돌려서 보여주며 ‘까꿍’을 하게 되면 아기는 물론 부모들도 웃음을 되찾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프랑크앤피셔가 아기와 부모에게 전달하는 유머가 담긴 디자인입니다.
- 프랑크앤피셔의 제품을 보면 하나 하나 이야기가 있고, 이름이 있다는 것이 독특합니다.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할 때마다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 저는 보통 제 어린 시절에서 커다란 영감을 많이 얻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제 어린 시절의 장난감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장난감들이 저에게 새로운 제품들의 개성이나 이름을 만들어내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패션분야와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의 트렌드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패션 업계에서 15년 이상 디자이너로서 일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회적인 이슈에서도 영감을 얻습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적인 기온변화로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뉴스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남극과 북극의 동물들이 그러한 환경파괴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북극곰과 펭귄을 디자인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시골에서 볼 수 있는 농장에서 키우는 동물들, 정글에 있는 동물들과 우리 아기들이 자연스럽게 친숙해진다면 그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해서 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요?
- 프랑크앤피셔는 어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인가요? 또 이 제품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사실 아기들에게는 장난감보다 아기에 대한 부모님의 돌봄과 애정이 훨씬 중요합니다. 장난감은 보조의 기능을 하는 거죠. 하지만 이런 장난감도 아기들의 월령에 맞는 선택이 중요합니다. 월령별로 적합한 장난감들을 통해서 아기들은 배우고 또한 신체발달과 시각발달 등의 감각발달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기들도 다양한 촉감들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물의 형태와 소리 등이 아기의 지능발달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 보니 부모님들은 아기들에게 매우 많은 종류의 장난감을 사주기도 하는데요. 가끔씩은 다양한 장난감보다는 몇 가지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장난감만 있으면 아기들이 그 장난감을 집중해서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또 그러한 놀이가 다양한 감각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따라서 부모님들이 정말 몇 가지 좋은 장난감을 선택하는 것이 제대로 된 놀이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 한국과 프랑크앤피셔의 만남

- 한국과의 첫 인연이 궁금합니다. 혹시 한국어나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국과 관련된 콘텐츠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이 있으십니까? 또 그것을 알게 된 계기와 좋아하는 이유 등이 궁금합니다.
▲ 사실 한국 공식 파트너 올댓토이즈가 저희에게 연락하기 전까지는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죄송하지만 한국드라마 같은 것을 접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덴마크에서도 삼성과 현대, 기아의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매우 유명합니다. 또한 제 초등학교 동창의 아들은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기도 하고 현재 한국에 대한 다양한 경험들을 위해 한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 직원의 딸이 ‘뽀로로’를 매우 좋아하기도 합니다. 덴마크에서 ‘뽀로로’를 방영하거든요. 최근에 들어서 덴마크에서 매우 인기가 있는 뮤직비디오인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알게 되었고 매우 좋아합니다. 제가 ‘강남스타일’을 좋아하는 건 웃음코드가 많이 담겨져 있어서예요. 그래서 저를 포함해서 덴마크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 프랑크앤피셔를 론칭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또, 한국에서의 프랑크앤피셔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한국은 매우 흥미로운 시장이면서 기대되는 시장입니다. 한국인과 덴마크인들은 어떤 면에서 약간 공통의 기호를 가진 것 같아요. 두 나라 국민 모두 제품의 품질을 중요시 여기고 또한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디자인과 기능들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아기들 장난감과 아기들 제품에서요. 그래서 저희는 한국의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우리 제품을 좋아해 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덴마크 디자인과 스타일의 특징을 잘 살려낸 저희 제품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서 즐길 수 있는 높은 가치를 지닌(high play value) 제품으로 인식되기를 희망합니다.
한국에 프랑크앤피셔를 론칭하기로 결심할 수 있었던 계기는 정말 제대로 된 한국의 파트너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한국 공식 파트너 올댓토이즈는 저희 회사 철학과 제 디자인에 대해서 매우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소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를 위해서 올댓토이즈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제품 디자인을 해 나갈 예정입니다.
- 아직 프랑크앤피셔를 모르는 한국 사람들을 위해 프랑크앤피셔의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되도록 인상적인 홍보문구를 기대하겠습니다.
▲ 프랑크앤피셔의 철학과 신념이 담긴 슬로건 ‘design for kids - made with care’은 이미 잘 알려진 것 같아서, 한국독자들을 위해 그림을 하나 그렸습니다. 프랑크앤피셔의 대표 캐릭터 중의 하나인 원숭이가 지구를 들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지구를 보호하고 가꿔 나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꽃도 예쁘게 자라날 수 있고 우리는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살 수 있을 수 있을 거라는 의미로 그림을 하나 그렸습니다. 자필사인과 함께요. 쑥스럽네요.(웃음)
- 마지막으로 프랑크앤피셔를 사랑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인사말을 전해주십시오.
▲ 사실 제가 한국어로 인사말을 써 보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하고 시도를 해봤는데 너무 어렵네요. 제가 쓴 한국어 인사말을 보니 너무 이상해 보여서 보여드리기 민망합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서 그린 그림으로 대체하려고 하는데 이해해주실 수 있으시죠? 저는 디자이너니까 앞으로 최고의 디자인으로, 정말 아기를 위한 디자인과 새로운 제품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시 돌아올게요.

★ 덴마크 장난감 디자이너 안네마리 프랑크는...
환경보호를 위해 차로 30분이나 되는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는 ‘착한 디자이너’ 안네마리 프랑크. 패션전공자의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섬세한 섬유 디자인과 어릴 적 상처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됐던 ‘상상 속 친구들’을 고스란히 오가닉 인형으로 재탄생시킨 장난감 디자이너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고, 진심을 다해 열정을 쏟아 부어 만든 ‘프랑크앤피셔’는 안네마리의 어린 시절과 두 아들의 엄마로서의 안네마리를 이어주는 교두보역할을 하는듯 하다.
insun@osen.co.kr
올댓토이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