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욕망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마의’가 안방극장을 전율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마의’ 20회는 천한 신분의 마의 백광현(조승우 분)이 혜민서 의생이 된 후 의생동기들에게 받던 멸시를 한 방에 벗어버리는 사건이 펼쳐졌다. 광현은 현종(한상진 분)의 병이 짐승이나 앓는 담낭에 담석이 생기는 병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다.
현종은 진료를 미룬 까닭에 패혈증까지 번지면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결국 광현은 자신을 싫어하는 이명환(손창민 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주만(이순재 분)의 비호 속에 현종을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이 장면은 광현이 마의라는 이유로 무시했던 명환과 양반 출신 의생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이병훈 PD는 그동안 한방의학드라마 ‘허준’, ‘대장금’ 등에서도 따뜻한 인간애를 표현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번 작품에서도 권력에 눈이 멀어 생명을 등한시하는 의원 명환과 대비되는 주만과 광현의 인간미는 부조리한 현실에 답답한 시청자들에게 짜릿함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이 자신을 지독하게도 깔보는 명환과의 경쟁은 안중에도 없고 오롯이 생명의 소중함을 설파하는 광현의 모습은 영웅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길 원하는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채워주고 있다.
50회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현재 광현의 출생의 비밀은 본격적으로 다루지도 않았으며 의원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 것 역시 아직 걸음마 단계다. 때문에 광현이 보여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앞으로 ‘마의’에서 더욱 진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의’ 속 조승우의 기막힌 역공은 아직 진짜 시작을 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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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