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제왕', 보는 사람만 보는 이유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2.12.05 14: 51

[OSEN=정유진 인턴기자]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이 리얼한 내용과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에도 시청률 면에서는 경쟁작 MBC '마의'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수치를 보이며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드라마의 완성도 자체로만 본다면 '드라마의 제왕'의 질은 뛰어난 편이다. 영화감독 장항준이 직접 극본을 쓰고,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김명민,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이 출연하는 화려한 면모와 더불어 매회 새로운 사건이 터지는 발빠른 전개 등 드라마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요소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드라마의 제왕'이 드라마가 가진 뛰어난 요소들에도 시청률의 고지를 좀처럼 차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보는 사람만 보기 때문이다'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드라마 산업이라는 배경에 집중된 '드라마의 제왕'의 특수한 소재가 다양한 연령과 취향을 가진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외주제작사의 대표와 드라마 작가, PD, 배우 등이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드라마의 제왕'은 드라마 편성관련 로비, 제작비 난항, 배우와 작가간의 대본 갈등, 극본 표절 시비 등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다.
물론 과거 드라마 '온에어',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을 접했던 시청자들에게 방송국 배경 소재가 전혀 낯선 것은 아니지만, 몰입하기 쉬울 만큼 흥미로운 소재 또한 아니다. 드라마 하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드라마 속 인물들에게 일반 시청자들이 공감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게다가 김명민이 분한 앤서니 김은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다. 9회분부터 조금씩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방송 초반에는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에게 공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경쟁작의 조승우가 평범하고 친숙한 매력으로 공감을 얻으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때로는 비열함과 악랄함을 가감없이 보이는 김명민의 캐릭터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
작가를 비롯한 배우들은 드라마가 만족할만한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이미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김명민은 지난달 22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시청률 상승이 보장된다면 생방송 촬영 일정을 안 하겠다고 할 배우는 아마 없을 거다. 다만 문제는 그런 시청률 상승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라며 생각보다 낮은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이 담긴 언급을 한 바 있다.
시청률이 한 드라마의 성공을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방영 당시 낮은 시청률에도 폐인들을 양상하며, 수출까지 연결되는 많은 작품들의 전례가 있다. 또한 '드라마의 제왕'은 러브라인의 심화와 꾸준한 입소문으로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남은 6회 분량 동안 더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 속에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ujenej@osen.co.kr
'드라마의 제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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