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허당이 뜬다?
드라마 주인공들이 이령 ‘허당’ 캐릭터로 폭소탄을 터뜨리고 있다. 멋있는 외모가 만들어내는 세련된 이미지에서 벗어난 소위 깨는 행동이 친근감을 유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SBS 월화극 ‘드라마의 제왕’의 최시원을 비롯해 수목극 ‘대풍수’의 지진희, 주말극 ‘내 사랑 나비부인’의 염정아와 '청담동 앨리스'의 박시후까지 한주일 내내 방영되는 드라마에 허당 캐릭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로 대세로 잡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드라마의 제왕’의 최시원은 극중 톱스타 역할을 맡아 대중에 알려진 우수에 찬 모습과 달리 실상은 허세가 다분한 캐릭터로 웃음을 유발한다. 그는 음주운전 사고 기자회견에서 거짓눈물을 흘리다 돌아서서 웃고, 봉사활동하는 곳에서 아이들에게 독설을 던지는 등 하는 행동마다 어이없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긴다. 이를 연기하는 최시원은 밉상 톱스타의 모습을 밉지 않게 연기하며 기존 진지한 이미지를 벗고 한결 친근한 모습으로 호평 받고 있다.
‘대풍수’의 지진희는 극중 이성계 캐릭터를 맡아 색다른 캐릭터 창조로 극에서 주목 받는 중. 그가 연기하는 이성계는 기존에 각인된 조선을 건국한 진지한 무장(武將) 대신 다혈질적인 모습과 음주가무에 능한 모습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를 연기하며 지진희는 다소 톤이 높은 목소리와 일명 ‘깨방정’ 행동으로 이성계의 이면을 표현하는 중.
염정아는 ‘나비부인’ 속 톱스타 남나비 캐릭터를 맡아 일명 ‘발연기’에 도전하는 중. 극중 그가 연기하는 나비는 아무리 노력해도 연기가 늘지 않아 ‘발연기’ 놀림에도 꿋꿋하게 연기에 도전하는 인물. 특히 만인의 여인으로 사랑 받았던 전성기 시절을 잊지 못하고 모든 남성들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모습은 극중 발연기 설정과 달리 염정아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력과 맞물려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
‘청담동 앨리스’ 속 박시후는 뒤끝 있는 캐릭터로 일명 ‘깨방정’의 끝을 달리고 있다. 자수성가한 명품 회사 CEO 역할을 맡고 있는 그는 과거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여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칼을 가는 모습으로 '찌질함'을 마음껏 펼친다. 특히 이 같은 복수 과정을 녹음해 무한반복하며 통쾌해 하는 모습은 '뒤끝 캐릭터'의 절정을 보여주며 그간 박시후가 연기해 온 진중한 왕자님 배역을 빗겨가는 모습으로 의외의 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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