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침묵, ‘사상 초유’ GG 파행 위기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2.05 16: 54

프로야구 선수들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사상 초유로 골든글러브 시상식 파행 위기를 맞이했다.
프로야구 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5일 이사회의 10구단 창단 결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단체행동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선수협 김선웅 사무국장은 “선수협이 골든글러브 시상식 보이콧을 선언했음에도 KBO와 이사회에 확실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오는 11일에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가하지 않을 방침이다”고 밝혔다.
KBO는 선수협의 골든글러브 시상식 불참 결정에 대해 그렇다면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선수들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 행사 취소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11일 시상식을 하지 못하면 행사장 대관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올해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선수협은 오는 6일 정기총회를 연다. 정기총회를 통해 선수협의 보다 확고한 입장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선수협이 지금까지 보인 모습을 유지한다면 선수들의 보다 조직적이고 본격적인 단체 활동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 즉, 선수협에서 요구하는 ‘10구단 창단 결정과 관련된 이사회 소집’이 없을 경우, 골든글러브 시상식 불참을 시작으로 전지훈련과 WBC, 시범경기 보이콧도 차례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KBO는 10구단 창단 문제를 논의할 이사회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양 총장은 “아직 이사회 날짜를 조율 중이다”며 “그냥 모였다가 헤어질 것이라면 (이사회는) 벌써 12번도 했을 것이다. 찬성이든 반대든, 혹은 다음 달 결정을 내리든, 어떤 의사표명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서둘러 이사회를 여는 것보다는 이사회서 10구단 창단에 관한 보다 확실한 결론을 내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선수협과 KBO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본질은 이사회의 늦장 대처로 비롯됐다.
일 년 내내 각 구단 대표들은 이사회서 늦장 대처로 일관하며 선수협과 충돌해왔다. 지난 5월 8일 제4차 이사회에서 NC의 2013시즌 1군 진입이 승인됐지만 10구단 창단 승인은 지금까지 그저 핫이슈로만 남아있다. 6월 19일 임시 이사회에서 10구단 참여 승인을 무기한 유보하자 선수협은 약 한 달 후에 열리는 올스타전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었다.
선수협이 7월 13일 올스타전을 8일 앞둔 상황에서 “KBO로부터 한국시리즈 직후 10구단 창단 승인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하여 연내에 10구단 창단을 승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과 의지를 확인했다”며 보이콧을 철회했지만 한국시리즈가 종료된 지 한 달이 넘어서도 10구단 체제에 대한 이사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10구단 창단 결정과 관련된 이사회 소집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협과 KBO와의 관계 외에도 여러 가지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중이다.
10구단 유치를 진행하던 수원이 거대 통신사 KT와, 전북은 부영그룹과 손을 잡았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10구단 체제 승인도 나지 않아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또한 지난달 30일 KBO가 2013시즌 일정을 발표했지만 9구단 체제가 가져오는 기형성에 의해 특정 팀에 지나치게 불리한 일정이 만들어졌다. 얼마 전 KBO는 일정이 불리하게 만들어졌다는 특정 구단의 항의를 수용, 일정 수정에 들어간 상태다.
지금까지 보이콧 선언을 비롯한 선수협의 강경 자세에도 이사회는 늦장 대처로 일관했고 결국 초유의 골든글러브 시상식 파행을 눈앞에 두고 말았다. 오는 6일 선수협이 정기총회에서 어떠한 결론을 낼지, 이사회가 선수협이 내린 결론에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