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완, 공격 축구 대신 ‘지지 않는 축구’ 선언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2.05 16: 39

대전 시티즌의 김인완(41) 신임 감독이 다음 시즌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지지 않는 축구’를 선언했다.
김인완 감독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이후 선수들과 첫 공식 훈련을 가졌다. 진눈깨비가 몰아치는 날씨 속에서도 30분가량 진행된 공식 훈련 후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다음 시즌 대전의 생존을 위해 ‘지지 않는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대전만의 색깔을 만들어야한다고 하는데 축구색깔을 만든다는게 쉽지 않다. 팬들이 들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지 않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자신이 그린 밑그림을 밝혔다. 팬들이 지루하게 여길지는 몰라도 우선 순위를 최대한 끌어올려 강등권을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올 시즌 대전은 부침이 유독 심했다. 부진할 땐 밑도 끝도 없이 부진했고 잘 나갈 때는 무서울 정도로 잘 나갔다.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뒷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강등권에서 맴돌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갔다. 기복이 심하고 불안정한 성적은 대전 구단이 유상철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었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위치에서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었던 42라운드 광주전과 43라운드 전남전에서 연달아 무승부와 패배를 기록하며 어부지리로 씁쓸한 잔류의 혜택을 안았다.
구단으로서는 당장 2팀이 더 강등되는 다음 시즌에 대한 걱정이 컸을 수밖에 없다. 당초 시즌이 종료된 후 알리려고 했던 재계약 포기 사실이 마지막 경기를 하루 앞둔 가운데 퍼져나가 모양새가 좋지 않게 됐지만 엎질러진 물은 되돌릴 수 없는 법. 결국 대전은 유 감독과 재계약 포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후임에 김인완 부산 아이파크 코치를 내정했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게 됐는지는 김 감독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김 감독은 “(대전의)상황을 모르고 감독직을 수락했다면 내 잘못이고 여길 오면 안 되는 것이다”라며 “구단에서 해줄 수 있는 한계의 아웃라인은 나와 있는 상황이다. 그 정도 선에서 뭔가를 이뤄내려고 왔기 때문에 (힘든)부분은 감안하고 있다. 그런 확률을 최소한으로 줄여 강등권에서 벗어나겠다”고 단단한 각오를 보였다.
상주 상무의 강제강등으로 인해 사실상 한 팀만이 강등된 이번 시즌보다 더 혹독한 시즌이 되리라는 점은 김 감독도 이미 각오한 일이다. ‘지지 않는 축구’를 하겠다는 선언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어떻게든 승점을 쌓아 강등권을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목표를 이룬 후에는 조금 더 자유로운 축구를 펼쳐보일 예정이다. 김 감독은 “강등권을 벗어난 후 뒷생각 안할 수 있는 상황에서 멋지게 공격 축구를 한 번 해보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다음 시즌 생존을 위한 대전의 노력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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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티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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