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스피드 협상' 박병호-넥센의 윈윈 효과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2.06 06: 52

넥센 히어로즈가 올해 프로야구 첫 연봉 계약자를 발표했다.
초스피드 연봉 협상의 주인공은 4번타자 박병호(26). 박병호는 구단과 첫 번째 만남을 가진 5일 기존 연봉(6200만원)에서 254.8% 오른 2억2천만원에 연봉 계약을 맺었다. 넥센에서 가장 연봉 협상이 늦어질 것이라고 여겨졌던 '대어급 협상'이 오히려 가장 먼저 끝났다.
보통 연봉 계약은 구단제시액에 큰 이견이 없는 비주전 선수들부터 시작해 주전 선수들의 긴 협상으로 이어진다. 고과가 높은 선수들일 수록 선수들의 기대치는 높고 구단의 제시액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줄다리기 협상' 끝에 극적인 계약이 성사되곤 한다. 최악의 경우는 한국야구위원회의 중재다.

박병호는 올 시즌 팀내 타자 고과 1위인 데다 지금까지 고액연봉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기준이 애매함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빨리 협상을 마치고 가장 먼저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여기에는 '통큰' 금액을 선뜻 제시한 구단의 성의와 빨리 계약을 마치고 운동에 전념하고 싶은 박병호의 의지가 있었다.
넥센은 가장 큰 산이었던 박병호를 수월하게 넘으며 나머지 연봉 협상에 불을 붙이게 됐다. 올 시즌 유독 개인 성적이 풍성한 선수가 많은 가운데 다른 선수들에게 제시할 협상 기준이 선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써왔던 '짠 팀'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난 데다 스타를 제대로 대접할 줄 안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덧입을 기회도 안았다.
박병호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러운 금액을 받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길어지는 협상에 휩쓸리지 않고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내년 시즌이 제대로 된 평가 무대라고 할 수 있는 박병호의 경우 지금 몸상태 회복과 보강 훈련 외에 다른 곳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박병호는 항상 어디서든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자신을 크게 키워준 구단에 감사를 표한다. 신혼여행은 물론, 언제나 구단 모자를 쓰고 다니는 '충성심' 높은 선수기도 하다. 박병호는 연봉 협상에서도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 구단과 악수하며 더이상 이적 선수가 아닌 팀의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