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웽거의 천재성도 끝이 났다. 지금이 작별을 고할 적기다”.
성적이 신통치 않다 보니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63) 감독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옛 첼시의 공격수 출신으로 영국 더 타임즈의 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는 토니 카스카리노(50)가 자신의 칼럼을 통해 웽거 감독의 사임과 관련해 아스날의 결단을 촉구했다.
카스카리노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더 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아스날은 빅클럽이다. 그들은 훌륭한 스타디움을 가지고 있으며 멋진 역사도 갖고 있다. 그러나 빅클럽들은 감독을 자를 수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사로운 정 때문에 이를 행하지 못한다면 빅클럽이라 할 수 없다. 웽거는 천재적인 감독이었지만 그의 천재성도 이제 빛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스카리노는 과거 잉글랜드의 명감독으로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18년이나 지휘봉을 잡았지만 말년이 불행했던 브라이언 클러프(2004년 사망)를 언급하며 웽거 역시 똑같은 행보를 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2부리그 팀이었던 더비 카운티를 승격과 함께 1부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잉글랜드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클러프 감독은 이후 노팅엄 포레스트를 이끌며 유러피언리그(현 챔피언스리그)을 2연패하는 등 전설적인 감독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 역시 막판 성적 부진 속에 1992-93시즌 리그 18위에 그치며 2부리그 강등과 함께 지휘봉을 놓아야 했다.
웽거 역시 지난 1996년부터 16년째 아스날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클러프와 많이 닮아 있다. 아스날을 이끌고 무패 우승을 달성하는 등 전성기의 업적 역시 화려했지만 지금의 성적인 신통치 못하다.
특히 웽거는 지난 2004년 이후 7년째 리그에서 우승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고 올 시즌에는 15라운드를 마친 현재 10위에 머무르며 우승권과 또 다시 멀어졌다.
카스카리노는 “철학이 분명한 웽거가 결국 자신의 철학에 발목이 잡혔다”면서 “이제 서로간의 정만 남았다. 만약 아스날과 웽거가 지금 헤어지지 않는다면 위대한 지도자였던 클러프가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쓸쓸하게 퇴장한 것처럼, 웽거 감독 역시 그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며 지금이 이별을 위한 적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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