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수'가 달라졌어요…지지부진 전개 털고 LTE급 질주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12.06 08: 59

그간 지지부진한 전개로 이렇다 할 스토리 라인을 구축하지 못했던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극본 박상희 남선년, 연출 이용석)가 저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해진 인물들의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를 시작했다.
‘대풍수’는 지난 방송에서 주요 인물 세 사람이 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한 회에 모두 담았다. 먼저 지상(지성)은 자미원국을 찾아 떠나며 사람과 땅을 ‘중매’해주는 풍수지리가로 의미 있는 첫 발을 뗐다. 음기 가득한 과부촌에서 남성이 살아남지 못하는 이유로 불에 타버린 당산나무를 지목, 남근석을 세워주는 것으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간 찬바람을 막아주던 당산나무가 밑둥치만 남아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남성들이 빠르게 죽어갔다는 진단으로, 남근석을 가릴 수 있는 나무를 심으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자연과 인간 모두를 이해했기에 가능한 지혜로운 해법이었다.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주인공은 단연 반야(이윤지)였다. 이날 반야는 공민왕에게 성은을 입는 것을 넘어 그의 아들을 출산하며 왕의 어머니가 될 차비를 마쳤다. 이뿐만이 아니라 반야는 공민왕의 마음까지 빼앗으며 미천한 신분으로 천대 받던 과거에서 벗어나 세상을 호령하는 권력가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그간 자신의 대모 노릇을 했던 봉춘(강경헌)을 배신하고 수련개(오현경)와 손을 잡는 파격 변신 또한 감행, 욕망가로 앞으로 ‘대풍수’에서의 활약이 예고됐다.

이성계(지진희)의 경우 새 시대를 여는 주인공으로 마음에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이 그려지며 조선 건국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쓰여질 기미를 보였다. 그간 고려의 충직한 무장(武將)으로 공민왕 아래서 충성을 맹세해온 그는 “고려백성이 살기 위해서는 고려가 망해야 한다”는 무학대사(안길강)의 말에 반응하며 국운이 쇠한 고려를 비로소 인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간의 다혈질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학문의 필요성을 인지하며 지적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은 새 나라를 여는 주인공다운 모습으로의 변화를 의미, ‘대풍수’가 본격적인 조선건국 스토리에 접어들었음을 예감케 했다.
‘대풍수’는 그간 수련개, 이인임(조민기), 영지(이승연) 등 주인공들의 부모 세대 갈등에 무게중심이 쏠리며 스토리 전개에 난항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날 인물들의 극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며 조선건국과 이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한 도사들의 활약상을 그리는 데 초석을 닦으며 본격 전개의 행보를 뗄 수 있었다.
이 같은 변화가 궁극적으로 ‘대풍수’에서 멀어진 시청자의 이목을 다시 끌어 들이는 데 성공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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