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장난인가? 시트콤보다 웃긴 MBC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2.06 11: 46

MBC가 갑작스럽게 월화시트콤 ‘엄마가 뭐길래’ 폐지를 결정하면서 시청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MBC는 지난 5일 오후 ‘엄마가 뭐길래’에 출연 중인 배우들의 매니저들을 경기도 일산MBC드림센터로 소집해 프로그램 폐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최악의 경우 조기종영을 예상했던 배우들로서는 당황스럽기 그지 없는, 예상하지 못한 사태였다.
지난 3일 방송에서 24회가 전파를 탄 이 시트콤은 당초 120회로 기획돼 오는 3월 말까지 방송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엄마가 뭐길래'는 시청률에 휘둘리는 방송사의 논리에 따라 반토막도 아닌 1/5토막으로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하게 됐다.

더욱이 이번 폐지가 충격적인 것은 조기종영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이야기의 끝맺음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촬영분이 3회 정도 남은 이 시트콤은 추가 촬영이 진행되지 않고 기존의 촬영분으로만 방송이 끝이 난다.
‘엄마가 뭐길래’가 5%대의 낮은 시청률을 보이긴 했어도 작위적이지 않은 웃음과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폐지 결정은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 시트콤은 지난 10월 첫 방송 이후 초반 야구 중계로 결방이 잦았던 탓에 인기몰이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이후에는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으로 방송시간이 갑작스럽게 변경되면서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는데 난항을 겪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시청률은 낮지만 작품성과 출연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었던 터라 이번 폐지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들도 갑작스러운 폐지 소식에 황당하다 못해 분노하고 있다. 아무리 낮은 시청률이라고 해도 이야기를 끝맺음해야 하는 것이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인데 이를 저버린 MBC를 비난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엄마가 뭐길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었는데 폐지라니 어이가 없다”, “정말 답이 없는 방송국이다”, “이러니 MBC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것”, “시트콤 폐지하고 얼마나 시청률이 잘 나오는지 두고 보겠다”고 글을 올리고 있다.
또한 포털사이트 다음의 청원게시판인 ‘아고라’에는 ‘엄마가 뭐길래’ 폐지 반대 서명운동이 시작되며 MBC의 일방적인 폐지 통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출연했던 배우들도 애정을 쏟았던 작품이 폐지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한 배우의 관계자는 지난 5일 OSEN에 "다른 작품을 거절하고 시트콤에 출연했는데 갑작스럽게 폐지 결정이 나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출연 중인 배우들이 모두 큰 충격에 빠졌다"고 당혹스러워했다.
MBC는 ‘엄마가 뭐길래’ 폐지 이후 새로운 시트콤을 당분간 내놓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오후 7시대에 방송 중인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가 오후 9시대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편성이 확정된 것은 없다.
이미 MBC에 대한 실망이 큰 안방극장의 분위기를 봤을 때 오후 9시대에 ‘오자룡이 간다’가 들어온다고 해서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MBC가 시청률 때문에 안방극장의 신의를 저버린 후 등 돌린 상당수의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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