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로 밥을 먹고 사는 배우들에게 연기력 논란만큼 뼈아픈 일은 없다. 연기자에게 연기력은 기본적인 자질. 따라서 이 같은 논란은 배우로서 자질이 부족하고 노력을 하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를 가졌다고 비쳐질 수 있다. 따라서 배우들이 가장 마주하기 싫은 것도 연기력 논란일 것이다.
이제 방송 후 인터넷에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트위터 등 SNS가 활성화되면서 시청자들은 드라마 중간 중간에 드라마의 내용과 배우들의 표정 및 감정 전달에 대한 평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다.
특히 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은 시청자의 중론을 전달할 의무가 있는 기자들에 의해 기사화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보든 안보든 네티즌은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연기를 하는 배우들에 대한 기사를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소비하고 확대재생산한다.

2000년대 이후 유독 연기력 논란이 많은 것도 부족한 자질의 연기자가 늘어난 것보다는 시청자들의 드라마 소비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드라마를 생산하면 소비자들이 소비하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시청자들이 쏟아내는 즉각적인 반응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영향력은 드라마 제작진에게 있어서 무시무시한 존재다.
시청자들이 단순히 드라마를 보고 시청자 게시판에 응원과 질책 글을 올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기사를 소비하고 이 같은 기사를 다시 공유하며 관심을 갖는 일이 이제는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최근 시청자들에게 호된 질책을 받은 MBC 월화드라마 ‘마의’ 속 김혜선과 조보아는 모두 연기력 논란이 트위터에서 시작해 기사로 확대 재생산됐다.
사실 연기력 논란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배우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누가 봐도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연기를 못하는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캐리터에 따라 취향의 차이로 어색한 연기로 여겨질 수 있다.
아니면 해당 배우에 대한 반감으로 어떤 연기를 해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전세계 상위권으로 높은데다가 까다롭고 즉각적인 감정을 풀어놓는 시청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의 배우들이 점점 고달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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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