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라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24)은 올해 강력한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 후보다. 전반적으로 외야수들의 성적이 저조한 가운데 손아섭은 타율 3할1푼4리로 3위, 안타 158개로 최다안타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진일보한 수비로 롯데 오른쪽 외야를 굳게 지켰다.
만약 이번에 손아섭이 골든글러브를 차지한다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을 하게 된다. 상이라는 게 한 번 받으면 계속 받고싶은 법, 손아섭은 시즌 중에도 골든글러브 수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여기에 황금장갑을 손에 낄 만한 성적까지 거뒀으니 기대는 두 배였다.

그렇지만 연내 10구단 확정문제를 놓고 KBO와 선수협이 정면충돌을 벌이며 11일로 예정된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사상 최초로 무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선수협은 10구단 창단추진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KBO를 정면 규탄하며 골든글러브 시상식 전까지 10구단 승인을 확정짓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불참을 선언했다.
손아섭은 시즌이 끝난 뒤 맞춤정장 3벌을 미리 마련해 놓으며 시상식 시즌을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한 벌은 최다안타왕 시상식때 입었고 한 벌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 입으려고 빼놨다. 나머지 한 벌은 결혼식이 많아서 그때마다 챙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아섭도 이대로 간다면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고 있었다. '수상 가능성이 있는데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대를 한 것도 사실이고 미리 준비도 했었지만 10구단 문제가 걸려있는데 당연히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옷이 한 벌은 남겠지만 그건 다른 결혼식 갈때 입으면 된다"며 웃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타이틀을 따낸 2012년이지만 손아섭은 결코 만족하는 법이 없다. "동계훈련을 부상으로 제대로 치르지 못한게 장타력 감소로 나타났다. 그래서 홈런도 5개밖에 못쳤고 타점도 적었다"며 반성한 손아섭은 "내년에는 홈런 15개 정도는 쳐야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그렇다면 2013년 손아섭의 목표는 무엇일까. "홈런도 좋고 도루도 좋지만 타격왕을 한 번 해보고 싶다. 올해도 타격왕이 목표였는데 (김)태균 선배가 너무 치고나가 따라갈 수 없었다. 이번에는 동계훈련부터 차근차근 받아 완벽한 몸으로 시즌을 치른다면 해 볼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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