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용이 형이 있는데 제가 어떻게…전 보좌관이죠".
6일 조아제약 시상식에서 만난 이승엽(36,삼성 라이온즈)은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두고 소감을 밝혔다.
2009년 대회 때 출전을 고사했던 배경에 대해서는 "2008년 요미우리 소속으로 많이 부진해 2009년 WBC에 나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김인식 감독님께서 계속 오라고 말씀 하셨지만 요미우리와 약속을 했기에 나갈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WBC 주장 이야기로 주제가 옮겨졌다. 1회 대회인 2006년 기량이 절정에 오른 31세로 참가했던 이승엽은 7년이 지난 내년에는 38세로 대회에 나선다. 대표팀에서는 팀 선배인 진갑용(38)에 이어 두 번째 연차다. WBC에서 주장을 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이승엽은 꾸준히 "진갑용 선배가 있으니 보좌관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WBC는 최고의 스타들이 모인 드림팀이다. 그만큼 자존심과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많기에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야 할 주장의 책임이 더욱 크다. 특히 야구와 같이 팀 플레이가 중요시되는 종목은 팀워크의 힘이 절대적이다.
앞선 두 번의 대회에서 주장들은 팀을 잘 이끌어 좋은 성적을 올렸다. 1회 대회에서 자연스럽게 주장으로 추대된 이종범은 한일전에서 2타점 결승 2루타를 작렬시키는 등 그라운드 안팎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주장 이종범이 맹활약한 덕분에 한국은 첫 WBC에서 4강 신화를 쓰게 된다.
2009년에 벌어진 2회 대회는 손민한이 주장을 맡았다. 당시 선수협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던 손민한은 선수단의 표결 끝에 압도적 지지로 주장이 됐다. 비록 어깨부상으로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 팀은 준우승을 차지, 1회 대회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내년에 벌어질 WBC에서 30대 중반을 넘는 고참 선수는 이승엽과 진갑용이 전부다. 이승엽은 이제까지 벌어진 숱한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후배 선수들의 신망이 두텁다. 진갑용을 언급하며 몸을 낮추고 있지만 주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봉중근(LG)은 WBC 주장을 맡고 싶다는 뜻을 몇 차례 내비쳤지만 부상으로 인해 장원준(경찰청)과 교체, 꿈이 날아갔다. 그 외에 주장을 맡을 만한 후보로는 손시헌(두산), 김태균(한화), 이대호(오릭스) 등이 있다. 무거운 책임과 함께 영광이 될 WBC 대표팀 주장은 누가 맡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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