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비난 감수 보이콧 카드…이사회 대답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2.07 06: 58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결국 강경책을 공식적으로 꺼내들었다.
선수협은 지난 6일 인천에서 총회를 열고 "1월 15일 공식활동기간 전까지 모든 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선수협이 10구단 창단 추진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정면 공격하면서 당장 다음주에 있을 골든글러브 시상식 진행이 어려워졌다.
지난 7월 선수협이 10구단 창단을 요구하며 올스타전 보이콧을 선언했을 때 KBO가 "한국시리즈가 끝나는 대로 이사회를 소집해 10구단에 관해 논의하겠다"고 중재안을 밝히면서 보이콧을 철회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약 한 달이 지났음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자 선수들의 단체 행동으로 이어지게 됐다.

그러나 파행이 사실상 확정된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선수들에게도 의미있는 축제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포지션별 최우수선수를 뽑는 상은 골든글러브 뿐이다.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로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시즌 MVP, 신인왕보다 더 선수에게 의미있고 큰 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시상식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상은 수상자들에게 개별 전달된다. 그러나 트로피 하나 받는 것과 팬들 앞에서 큰 박수를 받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선수들이 1년 내내 피땀 흘린 것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들에게도 허무하고 아쉬운 일이다.
더불어 팬들과의 약속인 시상식을 지키지 못한다는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골든글러브는 선수들의 잔치 뿐 아니라 팬들도 함께 지켜보고 축하하는 야구 전반의 큰 축제다.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상을 받는 장면을 보지 못하게 된 팬들은 무슨 잘못인가. 단체 행동은 야구계의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골든글러브를 앞두고 선수협이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은 10구단 창단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기형적인 일정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선수들이다. 특히 3연전을 쉰 팀과 12번이나 만나야 하는 롯데 선수들의 경우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이다. 당장은 선수층이 얕아질 수 있지만 점진적인 시장 확대를 위해서도 10구단 창단은 필요한 부분이다.
선수들은 모든 아쉬움과 피해를 감수하면서 10구단 창단에 대한 강력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제 주사위는 모든 결정권을 쥔 KBO 이사회로 넘어갔다. 이사회가 10구단 창단 결정으로 또다른 파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님 애꿎은 선수, 팬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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