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이 강경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이사회를 겨냥한 돌직구를 던졌다. 이에 대한 이사회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선수협은 6일 총회를 열고 오는 11일로 예정되어 있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또 1월 15일까지인 비활동기간에는 단체행동을 하기로 결의했다. 전 구단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져 응집력 또한 만만치 않다. 총회에 참석한 한 선수는 “큰 잡음이 없었다”라고 귀띔했다. 무력시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는 뜻이다.
수위는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선수협은 “10구단 창단 승인이라는 성과가 없을 경우에 대비한 로드맵도 짜놨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선수협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분명하다. 3월로 예정된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은 물론 전지훈련 불참, 그리고 2013년 시즌 불참이 그것이다. 잘못하면 프로야구가 파행으로 빠질 수 있다.

그러나 대화의 여지는 열어 놨다. 선수협은 1월 15일 이후에 대책은 밝히지 않았다. 그 전에 10구단 문제가 해결되길 희망했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우리가 파업이나 훈련중단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번 결의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을 승인한다면 언제든지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10구단의 1군 참여 시점도 기존 2014년에서 2015년으로 1년 양보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드러냈다.
이에 이사회의 대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선수협은 문제 해결의 조건으로 10구단 창단 승인을 앞세웠다. 이제 이사회 소집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동안 이사회 개최와 10구단 창단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이사회지만 선수협의 단체행동에 어떤 식으로는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전망은 엇갈린다. KBO는 “최대한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지만 10구단 창단 문제가 12월 안에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12월에 논의가 된 후 1월에 결정을 내리는 밑그림은 그려볼 수 있다. KBO도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물밑에서 의견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협의 단체행동으로 KBO가 좀 더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설 명분도 생겼다.
그러나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10구단 창단에 반대하는 구단들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논의 자체가 더딜 가능성이 있고 표결이라는 마지막 카드도 꺼내들기 어렵다. 한편으로는 시간적 여유도 그렇게 넉넉하지 않다. 12월은 대선이 있고 연말에는 종무식 등의 업무로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게 현재의 분위기다. 1월도 분주한 시기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선수협이 내건 ‘데드라인’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양자 모두 타격이 불가피하다. 선수협도 이 점은 충분히 각오하고 있다는 자세다. 때문에 1월까지는 팽팽한 힘겨루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2월로 넘어가면 전지훈련 불참을 통해 선수협과 이사회의 갈등이 직접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막판 극적인 타결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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