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 "지성, 목소리만 들어도..."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12.07 07: 49

배우 김아중이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엔 좀 화끈하다. 야한 영화에나 나올법한 신음소리가 상영관 가득히 퍼지고 스크린 속 배우들은 듣기만 해도 낯이 뜨거워지는 야한 농담을 하루의 일과를 이야기하듯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는다.
특히나 영화 '미녀는 괴로워' 속 김아중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이라면 더욱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미녀는 괴로워'에서 완벽한 S라인, 흠 잡을 데 없는 미모, 그리고 순수한 마음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완벽녀로 등장했던 그가 이번 영화 '나의 PS 파트너'에선 남자친구와의 사랑을 다시금 불타오르게 하려고 폰섹스도 마다치 않는 화끈한 여인으로 변신했기 때문.
하지만 수위가 세졌다고는 해도 로코퀸은 로코퀸이었다. 우연히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벌어지는 남녀 간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나의 PS 파트너'에서 김아중은 '로코의 여왕'이라는 칭호답게 귀엽고 발랄하며 게다가 사랑스럽기까지 한 윤정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지난달 30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김아중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타고난 감각이 있는 것 같다"는 칭찬에 손사래 치며 실제 성격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는 어울리지 않아 촬영하기 전 일부러 과장되게 행동한다며 로맨틱 코미디 연기에 대한 자신만의 비법을 전하기도 했다.
-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인데 떨릴 것 같다.
▲ 나로서도 영화는 오랜만이고 영화를 보시는 분들도, 그리고 영화 관계자분들도 내가 나오는 영화가 오랜만이다 보니 유독 집중해서 봐주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긴장도 많이 되고 부족한 부분이 없어야 될 텐데 걱정도 된다.
- '나의 PS 파트너'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 내가 그동안 작품을 해오면서 내 나이 또래의 평범한 여자 역할을 해보지 못해서 거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지금까지 가수나 여배우, 법의관 등 특정 직업을 지닌 역할들이어서 아주 평범한 여자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마침 '나의 PS 파트너'가 그러한 시나리오였다. 야한 얘기들을 발칙하게 한다는 것이 판타지적인 요소일 수 있지만 극 중 윤정이라는 인물의 본연의 모습은 평범한 여자지 않나.
- 직접적인 야한 대사들과 신음소리 연기. 민망하지는 않았나.
▲ 그러한 대사들과 신음소리가 우리 영화의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특색이니까 잘 살려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처음엔 여자로서 부끄러운 점은 있었다. 하지만 창피함을 덜어내고 난 다음에는 그런 대사들과 신음소리 리딩도 많이 하고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 촬영 중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 감독님의 여성향이 너무 뚜렷해서 처음엔 의견차이가 좀 있었다. 나는 극 중 윤정이라는 인물이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하고 욕도 시원하게 할 줄 아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극 중 남자주인공의 입장에서 생각했는지 남자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본인의 감정이 어떻든 자상하게 잘 받아주는 여자, 그리고 화를 내도 귀여운 여자 그런 모습을 요구했다. 그게 어느 순간 답답했다. 하지만 막상 생각해보니까 한국여자들의 대부분이 그런 것 같더라. 내 남자는 무조건 받아주는 면들이 있고 해서 인정하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조금 아쉽다 싶으면 애드리브로 넣고 하면서 연기했다.
- 지성과의 호흡은 어땠나.
▲ 우리는 사실 영화에서 같이 나오는 장면보다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 더 많다. 그래서 지성 오빠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내가 연기할 때 오빠가 연기한 촬영 분량을 전화기를 통해 실제로 들으면서 연기를 했기 때문에 나중에 가선 서로의 목소리 감정을 파악하게 된 것 같다. 웃긴 게 오빠의 표정을 보면 무슨 감정인지 몰랐다가다도 목소리를 들으면 알겠더라(웃음).
- '로코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와 정말 잘 어울리는데.
▲ 사실 내가 로맨틱 코미디 속 주인공처럼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성격은 아니다. 그래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을 한다. 로맨틱 코미디 현장에 가면 기분이 업되는 준비운동을 한다. 일부러 크게 웃고 인사도 크게 하고 농담도 크게 한다. 그렇게 해야 연기도 자연스럽고 기분 좋게 나오는 것 같다. 
- 극 중 윤정은 결혼을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는 여자다. 실제로도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편인가.
▲ 나는 결혼에 대해서 큰 고민이 없었던 아이였던 것 같다. 결혼이 뭔지도 모르겠고 나에겐 먼 얘기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나도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할 나이인 것 같더라. '나의 PS 파트너' 찍으면서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과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결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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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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