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에 혜성같이 나타난 두 선수. 1루와 2루를 나란히 책임진 박병호(26)와 서건창(23)이 나란히 따뜻한 겨울을 맞았다.
'시즌 MVP' 박병호가 먼저 지난 5일 올해 연봉(6200만원)에서 254.8% 인상된 2억2천만원에 연봉 협상을 마쳤다. 올해 전체 1호 계약이었다. 박병호는 2005년 LG 입단으로 프로에 발을 디딘지 7년만에 기량을 만개하며 억대 연봉의 반열에 올랐다.
박병호는 지난해 7월말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두달동안 홈런 12방을 쏘아올렸으나 팀이 최하위에 머문 까닭에 2000만원 인상에 그쳤다. 올 시즌 전 경기 선발 출장하며 타점-홈런-장타율 3관왕에 오른 그는 드디어 자기 실력을 인정받으며 초대박 연봉 계약을 맺었다.

야구 인생에 있어 박병호만큼 드라마틱한 서건창도 200%대의 연봉 인상으로 최저 연봉의 설움에서 단숨에 탈피했다. 서건창은 7일 종전 연봉(2400만원)에서 220.8% 오른 77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 뛰어난 활약으로 신인왕에 오른 데 대한 보상이었다.
서건창은 지난해 제대후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해 최소한의 연봉만을 받고 뛰었지만 풀타임 첫해부터 도루 2위(39개), 3루타 1위(10개)에 오르며 빠른 발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서건창은 지금도 2군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는 유망주들의 롤모델이 됐다.
박병호와 서건창은 2008년 넥센 창단 후 두 번째, 세 번째로 높은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팀 창단 이래 최대 인상액이다. 넥센은 기록, 수상 타이틀을 연봉 협상에 따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워낙 저액 연봉이었던 두 선수를 특별 대우해 제시액을 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나란히 넥센에 안착한 두 선수가 그 공을 인정해주는 구단을 만나 자신의 야구 인생을 드디어 꽃피우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책임감을 가진 선수도, 소속 선수의 맹활약에 팬들의 사랑을 받은 구단도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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