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청담동'으로 20대 여성 표상 될까?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12.07 15: 55

만 25세 여배우 문근영이 또래들의 고민을 리얼하게 그리는 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이하 청담동, 극본 김지운 김진희, 연출 조수원)를 통해 20대 여성을 표상하는 대표 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담동’은 소시민 여성의 ‘청담동 며느리 되기’ 프로젝트를 통해 이 시대의 결혼의 조건과 행복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드라마. 문근영은 이 작품에서 의류회사 신입사원 한세경으로 분해 내일이 보이지 미래에 낙심해 노력의 힘을 믿었던 신조를 꺾고, 결혼을 통해 상류층 진입을 꿈꾸는 인물을 연기한다. 
지난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청담동’에서 단연 눈에 띤 건 사회의 높은 벽을 처절하게 체감한 세경의 박탈감이었다. 학창시절부터 빼어난 실력으로 명문대 디자인학과에 입학한 세경은 각종 공모전 입상 경력과 유창한 프랑스어 능력을 갖춘 유능한 인재지만 번번이 채용에서 낙방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다 3년 만에 취직한 회사에서 맡은 첫 업무는 사모님의 개인 심부름으로, 전공과는 무관한 사적 업무에 ‘소모’되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꼈다.

특히 세경을 괴롭게 한 건 사모님의 개인 심부름꾼에서 디자이너로의 진급은 가능하지 않다는 디자인 실장의 일갈이었다. 특히 이 같은 배경에는 유학을 다녀올 수 없는 세경의 집안 형편을 우회적으로 가리키며 “안목은 태어날 때부터 보고 느끼는 것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곧 처음부터 갖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가질 수 없다는 성장 가능성의 차단이 가장 큰 절망의 이유였다.
방송 직후 ‘청담동’ 게시판과 관련 기사에는 세경이 처한 현실에 대한 공감 반응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20대 여성들이 느끼는 사회의 벽과 이상과는 다른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를 연기하는 문근영은 일명 ‘삼포세대’의 아픔과 절망을 공감가게 연기하며 20대 여성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 이 같은 이유로는 원조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며 현재까지 소녀의 이미지가 강한 문근영에게 세경 역이 때 묻지 않은 사회 초년병의 순수함을 표현하는 데 적절해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청담동'은 향후 방송을 통해 세경이 청담동 셀러브리티와 결혼하기 위해 디자이너 타미홍(김지석)의 연출을 따르는 모습을 그리게 된다. 정직한 눈망울이 인상적인 문근영이 이 같은 계획 연애 과정을 어떻게 소화할 지는 '청담동'을 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
지난 2010년 KBS 2TV 드라마 '메리는 외박중' 이후 2년만의 컴백작으로 자기 또래의 고민을 담은 작품을 선택해 리얼한 배역의 옷을 입은 문근영이 이번 '청담동'을 통해 소녀에서 20대 여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h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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