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시영(30·잠실복싱)이 복싱 국가 대표 선발전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시영은 7일 울산 울주군 울산경영정보고 체육관에서 열린 제66회 전국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 겸 2013 복싱 국가대표선수 1차 선발대회 여자 48kg급 1회전(4라운드)에서 이소연(전북체육회)을 상대로 18-16 판정승을 거두고 오는 10일 준결승에 임한다. 만일 이번 대회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할 경우 이시영은 이 체급의 국가대표가 된다.
이쯤 되면 이시영의 복싱 도전은 장난도, 치기도 아니다. 지난 2010년 연기를 위해 복싱을 처음 접했던 그는 어느새 프로 복서에 도전하고 있다. 같은 해 11월 처음으로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쥘 때만 해도 반짝 행보가 아니겠냐는 시각이 팽배했다. 그러나 수차례의 대회를 거치고 결국 국가대표에까지 도전장을 내는 이시영의 행보는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이제는 그를 여배우로 봐야 할지 복서로 봐야 할지 구분이 모호할 정도다.

이시영의 복서 도전기를 지켜보는 대중의 반응은 흥미롭다. 지난 2008년 데뷔, 드라마 '꽃보다 남자', '부자의 탄생', '포세이돈', '난폭한 로맨스' 등과 영화 '위험한 상견례' 등을 통해 꾸준한 연기 활동을 펼쳤지만 오히려 배우 활약상보다 복싱 도전기가 더 큰 이슈가 되는 분위기다. 네티즌은 여배우로서 본업이 연기와 별개로 파격적이고 신선한 도전을 감행하는 이시영이 놀랍다는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척박한 복싱 토양에서 피어난 꽃 한 송이의 행보를 응원하는 목소리들도 높다.
복싱을 시작하고 난 뒤에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배우로서 본분을 해내는 모습이지만, 그보다 꾸준히 들려오는 대회 승전보가 이시영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만일 태극 마크의 꿈이 현실이 된다면 과연 배우 본업과의 병행은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심사. 해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모습보다 국가대표로 국제 대회 링에 오른 이시영을 먼저 볼지도 모를 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린 시절부터 국가대표 꿈을 향해 복싱에만 매진한 선수들 사이에서 늦둥이 이시영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굉장한 성과다"며 "국내 권투계 상황이 열악한데다 여자 선수들의 운신의 폭이 좁은 가운데 이시영의 행보는 특별할 뿐더러 고무적인 일이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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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