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난도질, 어디 불안해서 살겠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2.08 14: 50

MBC가 월화시트콤 ‘엄마가 뭐길래’에 이어 8년 장수 토크쇼인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이하 ‘놀러와’)의 폐지를 결정하면서 서슬퍼런 세밑을 보내고 있다.
MBC 사측은 최근 ‘엄마가 뭐길래’·‘놀러와’ 제작진에게 프로그램 폐지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각각 지난 5일과 7일에 출연진에게 프로그램 폐지 소식을 전했다.
이로써 120회로 기획된 ‘엄마가 뭐길래’는 오는 18일 27회로 조기종영하게 됐고 2004년 5월 8일 첫 방송된 이래 8년여간 안방극장을 꿋꿋하게 지켰던 ‘놀러와’는 이달 안에 안방극장을 떠나게 됐다.

두 프로그램은 각기 시트콤과 토크쇼라는 프로그램 성향은 달랐지만 시청률이 부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저조한 시청률로 인한 프로그램 경쟁력 약화가 폐지의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방송가의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두 프로그램에 대한 폐지 결정은 마지막 녹화 당시 제작진도 폐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MBC 내부의 반발이 크다. MBC 노조는 8일 오후 SNS를 통해 “사람에 이어 프로그램도 난도질”이라면서 사측의 프로그램 폐지 결정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시청자들의 불만 가득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엄마가 뭐길래’와 ‘놀러와’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사측의 폐지 결정을 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엄마가 뭐길래'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청원 게시판인 '아고라'에 프로그램 폐지 반대 청원이 올라올 정도다.
MBC 사측이 방송사 안팎의 힐난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악화된 경쟁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MBC는 올해 초부터 중순까지 6개월여간 진행된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지상파 채널 시청률 꼴찌로 곤두박질 친 바 있다.
이에 따라 MBC는 최근 특보를 통해 김재철 사장이 창사 기념식에서 “내년 밤 9시대 시청률 1위 달성을 위해 올해 12월이 중요하다. 버릴 것은 버리고 갈아 끼울 것은 끼우고 해서 내년에는 반드시 1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을 공식화하면서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편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사실 방송국이 시장논리에 따라 시청률에 좌지우지되는 일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시청자들은 시청률 저조로 인해 하루 아침에 폐지되는 프로그램을 숱하게 봐왔다. 시청자보다 시청률이 우선인 방송사의 경영방식이 ‘엄마가 뭐길래’와 ‘놀러와’에게 들이댄 칼날은 다시 한번 안방극장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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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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