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MC' 유재석이 데뷔 이후 오랜 시간 진행해온 MBC '놀러와'에서 강제 하차하게 됐다.
8일 프로그램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04년 5월부터 장수해온 '놀러와'는 결국 이달 내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지난 5일 녹화에서조차 프로그램의 폐지 사실을 알지 못했던 상황. 그러나 최근 MBC 예능국 고위층 사이에서 '놀러와' 폐지가 확정되고 제작진과 출연진 중 대다수가 불과 하루 이틀사이 폐지 통보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더한다.
물론 올 들어 시청률 장기 부진에 시달리고 연출자나 프로그램 포맷 등에 연거푸 변화를 주면서 불안한 행보를 보였던 '놀러와'지만 MBC 간판 예능으로 분류될 만큼 프로그램 자체가 갖는 상징성이 큰데다 방송 8년여 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시청률 효자 노릇을 했던 만큼 이번 폐지 결정은 놀라움을 안긴다. 특히 거듭된 위기론 속에서도 유재석이라는 국민MC가 끝까지 마이크를 놓지 않았고 최근 들어 새 연출자의 진두지휘 아래 개편을 단행하는 등 과거 명성 되찾기에 열을 올린 결과가 폐지라니 최악의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폐지로 유재석과 김원희 MC 콤비는 물론 은지원 김나영 등 고정 패널 등 전 출연진이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게 됐다. 특히나 유재석은 그가 '국민MC' 반열에 오르기까지 역사를 그대로 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놀러와'에서 떠밀려 내려오게 됐으니 그 후유증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놀러와'는 유재석이 현재 고정으로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을 포함해 이전의 출연작을 모두 따져도 유재석의 MC 인생에서 오래 함께한 프로그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놀러와'는 지난 2003년 11월에 합류한 KBS 2TV '해피투게더3'와 2005년 4월부터 시작한 '무한도전' 만큼이나 오랫동안 끌고 온 프로그램이다. 가장 후발주자인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그에 비해 역사가 너무 짧다.
유재석하면 간판 출연작으로 꼽던 '무한도전'과 '놀러와', '해피투게더' 중 하나가 먼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 오랜 시간 몸담으며 산전수전 함께한 '놀러와'의 폐지가 과연 유재석에게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MC로의 성장에 토양이 되고 원동력이 되어준 고향집은 이제 없다.
'놀러와' 폐지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유재석 하루 못 보는 건가요?", "유재석 대표작 없어지네.. 이런 일이", "월요일은 그래도 놀러와 고정 사수했는데, 이제 뭘 보지?", "유재석 국민 MC 성적표에 흠집 될까 아쉽다" 등과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놀러와'는 5일 녹화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추가 촬영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보유한 사전 녹화분을 내보내고 나면 이달 하순께 종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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