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통증 작별' 이용훈, "내년은 선발로 시작"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2.09 10: 30

투수가 가장 많이 부상을 입는 부위는 팔꿈치와 어깨다. 이 가운데 팔꿈치 인대는 '토미존 수술'의 등장으로 재활 확률도 높고 예후도 좋지만 어깨수술은 예전과 같은 기량을 되찾을 확률이 10%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어깨 주위에 근육들이 거미줄과 같이 복잡하게 엉켜있는 데다가 미세한 신경까지 모두 이어붙이기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조 최고참인 이용훈(35)도 이미 어깨에 한 번 칼을 댔다. 2000년 프로생활을 시작할 때는 150km는 쉽게 넘기는 강속구 투수였지만 2006년 오른쪽 어깨수술 이후에는 140km대로 구속이 뚝 떨어졌다. 불굴의 의지로 재활에 매달려 복귀에 성공, 2008년과 2009년은 5선발과 스윙맨을 오갔지만 2010년과 2011년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2군에서 주로 머물며 다시 재활에 힘을 쏟았다.
그랬던 이용훈이었기에 2012년 활약은 롯데에 한 줄기 빛과 같았다. 고원준과 라이언 사도스키의 부진이 길어졌고, 송승준까지 전반기 부진한 상황에서 이용훈이 없었다면 롯데는 시즌 초 와르르 무너졌을 가능성이 높다. 승승장구하던 이용훈은 후반기 다시 어깨에 문제가 생기면서 시즌을 8승 5패 평균자책점 3.01로 마쳤지만 분명히 '부활'이라고 말할만한 활약이었다. 이용훈의 활약에 구단은 높은 고과를 매겼고, 이제 연봉협상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이용훈이 시즌 막판 호소한 어깨 통증은 우려를 낳았다. 정확한 증세는 건초염으로 어깨를 무리하게 많이 쓰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한때 롯데 마운드를 홀로 떠받친 손민한도 어깨 건초염을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이용훈은 데뷔 첫 10승을 눈앞에 두고 놓쳤고,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도 벤치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이미 한 번 아팠던 어깨였기에 더욱 세심하게 관리가 필요한 상황, 이용훈이 올해 소화한 101⅔이닝은 어깨수술 직전해인 2005년 106이닝에 이어 가장 많이 던진 기록이다. 좀처럼 통증이 가시지 않아 포스트시즌에는 나서지 못한 이용훈이지만 시즌이 끝난 뒤 부지런히 몸을 만들어 어깨 통증을 떨쳤다고 한다. 이용훈은 "이제 어깨는 전혀 아프지 않다"며 "당장 공을 던져도 될 정도"라고 자신했다.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 이용훈은 2013년을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은 치열한 5선발 경쟁 끝에 선발 자리를 따냈지만 내년은 선발로 시즌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송승준-쉐인 유먼과 또 다른 외국인투수가 선발 3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몸 상태만 정상적으로 올라온다면 이용훈은 강력한 선발 후보가 된다.
그래도 이용훈은 결코 방심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감은 충만하다.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은 '내 공이 통한다'는 자신감을 다시 얻었다는 점"이라고 힘줘 말한다. 그렇기에 그는 "내년은 선발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는 목표를 자신있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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