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최강‘ 바이에른 뮌헨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역시 구자철'이라는 말을 또 한 번 떠오르게 하는 경기였다. 구자철(23, 아우크스부르크)은 비교적 대등하게 맞섰던 전반, 특유의 날카로운 패싱력으로 존재감을 뽐내더니 수세에 몰렸던 후반엔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운동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헌신했다. 리그 1위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승점 1점이라도 취했다면 더 의미있었을텐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던 경기였다.
구자철은 9일(한국시간) 새벽 홈구장인 SGL아레나에서 끝난 2012-20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6라운드 바이에른 뮌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6경기 연속 선발이자 풀타임이었다.
아우크스부르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전반 39분 토마스 뮐러(시즌 9호)의 페널티킥 선제골에 이어 후반 18분 마리오 고메즈에 추가골을 얻어맞으며 0-2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시즌 10패째(1승5무)를 기록한 아우크스부르크는 승점 8점에 머물며 리그 17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구자철 만큼은 단연 눈에 띄었다. 상대가 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이었지만 구자철은 주눅 들지 않았다. 특히 구자철은 전반 5분 상대 공격을 끊고 역습하는 과정에서 왼쪽 진영을 파고들던 토비아스 베르너에게 완벽한 스루패스를 넣어주며 찬스를 제공하는 등 번뜩이는 패싱력을 선보였다.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라인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멋진 패스였다.
이것이 골까지 연결됐다면 아우크스부르크로선 한 번 해볼 만한 경기였는데, 베르너의 땅볼 크로스는 아쉽게 골키퍼에 먼저 잡히며 무산됐다.
후반에는 부지런한 움직임 독보였다. 전반 섀도우 스트라이커 임무를 맡았던 구자철은 후반엔 조금 더 내려와 정중앙을 중심으로 바쁘게 뛰어다녔다. 후반 들어 뮌헨의 공세를 더욱 위력을 떨쳤기에 구자철 역시 쉴틈이 없었다. 실제 구자철은 최전방은 물론이고 수세 시에는 최후방까지 내려와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구자철이 수비라인 위에서 먼저 끊어주거나 제지해주지 않았다면 스코어는 더 벌어질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헌신적인 플레이였다. 워낙 수세에 밀렸기에 제대로 된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구자철은 공수 모두에서 단연 돋보였다.
nomad798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