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투수' 류현진(25)의 야구인생이 걸린 운명의 하루가 시작됐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미국 메이저리그로 직행할 첫 사례로 남을 수 있을 것인가.
류현진과 LA 다저스의 연봉협상 마감시한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7시, 미국시간은 9일 오후 5시다. 이제 24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 류현진이 사인을 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LA 다저스는 거액을 투자한 만큼 6년의 장기계약을 원하고 있고,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 측은 단기계약을 요구하고 나섰다.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하던 가운데 보라스는 '류현진이 일본에 진출할 수 있다'는 카드를 꺼내들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칫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선발진 보강에 나섰던 LA 다저스가 정작 성과를 거두지 못한 건 류현진에게 호재다. 류현진에 2573만7737달러33센트라는 거액의 포스팅 금액을 적어냈던 LA 다저스는 잭 그레인키, R.A. 디키 영입도 동시에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사실상 류현진과의 계약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년 전 정대현(34,롯데)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좌절시켰던 메디컬-피지컬 테스트도 류현진에게는 문제가 아니었다. 류현진은 7일 테스트를 통과해 마지막 협상만을 남겨두고 있다. 정대현은 지난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간 320만달러를 받는 계약을 성사시켰지만 간수치가 문제가 돼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계약 마감시한에 임박해 사인을 하는 건 보라스에겐 비일비재한 일이다. 2006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했던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도 협상 마지막 날 사인을 했고 특급 유망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의 계약이 낙관적인 건 액수 보다는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에 가장 큰 목표를 두고 있기에 최종 합의까지는 시간문제다.
24시간도 남지 않은 시간동안 류현진의 운명이 좌우된다.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연봉협상을 마무리짓고 입단에 합의한다면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게 된다. 또한 류현진 야구인생의 목표와도 같았던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게 된다. 만에 하나 협상이 결렬된다면 류현진은 당장 원 소속구단인 한화와 연봉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류현진과 한국 프로야구 모두에 한 획을 그을 하루가 시작됐다. 현지 언론이나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는 연봉협상에서 류현진이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4월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 서 있는 류현진을 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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