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다시 연 LA 시대…박찬호 뒤이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2.10 07: 58

드디어 한국 프로야구 출신 메이저리거 1호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괴물투수' 류현진(25)이다.
연봉협상에서 진통을 겪어오던 류현진은 10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와 6년간 총액 3600만달러(약 390억원)의 조건으로 합의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단, 5년이 지난 뒤 류현진이 옵트 아웃(계약기간 중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을 선언할 수 있는 조건이 붙은 계약이다.
지난달 10일 다저스가 포스팅 시장에 나온 류현진에 2573만 7737달러 33센트(한화 약 280억원)라는 거금을 투자해 단독 교섭권을 따낼 때까지만 하더라도 입단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연봉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단기계약을 주장했고, 거액을 투자해 젊은 좌완선발과 계약을 앞둔 다저스는 장기계약을 원했다. 양쪽은 지루한 줄다리기를 거듭한 끝에 협상 마감시한에 임박해 계약을 발표했다.

다저스 입단이 공식 확정된 류현진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39)의 뒤를 그대로 밟게 됐다. 박찬호는 올해 한화에서 선수생활 마지막 해를 보내며 류현진에게 메이저리그의 꿈을 심어줬다. 박찬호가 1994년 계약금 120만달러를 받고 다저스에 입단,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됐고, 류현진은 그 뒤를 따라 18년 뒤 동경하던 선배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2년동안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간 박찬호는 1996년 5승을 거두면서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한다. 1997년에는 14승을 거둬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거듭났고, 이후 2001년까지 6시즌동안 무려 80승을 수확했다.
박찬호는 IMF로 힘겨워하던 한국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 전도사였다. 미국 무대를 평정하는 박찬호의 역투에 국민들은 환호를 보냈고, 박찬호가 소속된 LA 다저스 역시 '국민팀'으로 떠올랐다. 또한 다저스에서 활약하던 마이크 피아자, 에릭 캐로스, 케빈 브라운, 숀 그린 등은 '박찬호의 팀 동료'로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해 졌다.
이제는 류현진이 박찬호의 바톤을 이어 받는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거 생활을 시작하는 데 부족함이 전혀 없는 구단이다. 10여년 전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한국인 투수에 대한 좋은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기에 구단이나 다저스 팬들은 류현진에 호의적인 입장이다. 또한 LA는 미국에서 한국 교민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류현진이 더욱 쉽게 적응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여기에 다저스의 홈 구장인 다저 스타디움도 류현진에겐 호재다. 다저 스타디움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 친화구장이다. 그동안 대표적인 타자 친화구장이었던 대전구장에서 전설을 써 내려갔던 류현진에게 대규모 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은 더욱 편할 수 있다.
미국 진출 선언부터 포스팅 입찰, 그리고 연봉 협상까지 류현진은 한 달동안 숨가쁘게 달려왔다. 그리고 다저스 진출이라는 생각지 못한 성과를 얻어내기까지 했다. 류현진이 앞서 메이저리그를 개척했던 선배 박찬호의 뒤를 따라 다저스 마운드의 수호신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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