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切齒腐心, 대단히 분하게 여기고 마음을 썩임)이 CF 몬테레이(멕시코)의 완승을 만들었다.
빅토르 부세티치 감독이 지휘하는 몬테레이(멕시코)는 지난 9일 일본 도요타에 위치한 도요타 스타디움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울산 현대와 준준결승전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울산을 물리친 몬테레이는 준결승전에 진출, 오는 13일 첼시(잉글랜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경기 후 모습을 드러낸 부세티치 감독은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 그는 "승리가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 이번 대회서 가장 큰 목표였던 첫 승을 달성했다"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몬테레이는 지난해에도 클럽월드컵에 출전했었다. 하지만 첫 상대였던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연장 접전에 승부차기까지 펼친 끝에 패배했다. 5-6위 결정전에서 에스페랑스(튀니지)를 3-2로 꺾기는 했지만, 가시와와 승부에 대한 아쉬움이 가슴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는 지난해와 다르게 준비를 했다. 일찌감치 클럽월드컵 출전을 확정지은 몬테레이는 첫 상대가 울산으로 정해지자 철저한 분석에 들어갔다. "지난해에는 가시와전을 3일 전부터 준비했다"며 1년 전의 패인을 분석한 부세티치 감독은 "하지만 울산은 한 달 동안 분석을 했다"며 지난해와 다른 경기력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리그가 끝나고 한 달 동안의 휴식기 동안 거의 축구를 안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3번의 연습 경기를 잡아 일주일에 한 번씩 해서 경기 감각을 유지했다. 또한 리그에서 좋지 않았던 모습을 수정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준비 부족으로 졌지만, 올해는 준비가 충분했다"고 덧붙였다.
울산에 대해 "장신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공중전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판단한 부세티치 감독은 "그래서 문전 중앙에서 골을 결정지으려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서 주의를 하고 상대가 (공을 잡을) 공간을 좁게 할 것을 주문했다"며 울산의 강점을 철저하게 차단한 것이 승인이라고 전했다.
부세티치 감독의 말 그대로 울산은 자신들의 장점인 제공권 장악에 실패했다. 최전방에서 포스트 플레이를 펼칠 김신욱은 상대의 중앙 수비수 2명과 수비형 미드필더 1명에게 둘러싸여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신욱은 "몬테레이가 준비를 매우 많이 하고 온 것 같다. 제공권 싸움도 잘 준비했다. 마치 수비 조직력이 부산 아이파크의 것과 같았다"고 고개를 저어댔다.
부세티치 감독은 분석 축구를 첼시전에서도 보여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첼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축구 수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국제 무대 경험도 있고, 각국 대표팀 선수들도 있다. 조직력과 개인 기가 뛰어난 만큼 우리도 높은 수준의 축구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첼시전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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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