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충무로 ‘꽃중년 시대’..40대 마성의 배우는?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12.11 07: 26

올해 충무로는 40대 중년 배우들이 완벽하게 흔들어 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년 배우들은 대부분 20~30대 배우들을 받쳐주는 역할을 도맡았지만 이제는 영화의 중심에 서서 스토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
2012년 개봉한 영화들을 보면 40대 배우들이 주를 이룬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와 ‘도둑들’, ‘내 아내의 모든 것’, ‘댄싱퀸’, ‘화차’ 등 흥행 영화들 속에는 중년 배우들이 있었다. 이병헌, 류승룡, 김윤석, 황정민, 조성하 등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 40대 배우들의 등장은 영화계를 좀 더 견고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해 스크린을 풍성하게 만든 중년 배우 5명은 다음과 같다.(이하 가나다순)

◆ 김윤석
연극배우 출신 영화배우를 대표하는 김윤석은 ‘타짜’의 조연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추격자’, ‘의형제’, ‘전우치’, ‘황해’, ‘완득이’ 등을 통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고 남다른 연기력 또한 인정받았다.
올해는 ‘도둑들’로 1,300만 흥행의 일등 공신으로 떠오른 김윤석은 극 중 한국과 중국 도둑들 사이에서 중추적인 역할인 마카오 박 역을 맡아 특유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40대에도 젊은 배우 못지않게 고공 와이어 액션을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 류승룡
올 한해는 ‘류승룡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류승룡의 활약은 대단했다. 그동안 뚜렷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류승룡은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전설적인 카사노바 장성기 역을 맡아 능청스럽게 연기를 펼치며 여심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특히 느끼하거나 밋밋할 수 있는 장성기 역할을 본인만의 개성 있는 캐릭터로 만들어내며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수컷 냄새 물씬 풍기는 외모를 내세워 마초적이면서 동시에 섬세한 매력을 발산한 류승룡은 흥행에 성공했고 CF까지 섭렵했다. ‘광해’에서는 허균으로 분해 카사노바의 모습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2012년 영화제 조연상을 휩쓸었다.
카사노바에서 킹메이커, 오는 1월 선보일 6살 지능의 딸바보로 변신한 모습까지 작품마다 확실한 변화를 보여준 류승룡,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배우다.
◆ 이병헌
‘광해’를 통해 류승룡과 함께 천만 관객을 이끌어낸 이병헌의 변신은 단연 최고였다. 이병헌은 ‘광해’를 통해 데뷔 21년 만에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 확실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코믹한 광대 하선과 광해, 상반된 두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성공한 이병헌은 무게감 있는 연기와 장난기 넘치는 연기, 두 가지 연기를 모두 해냈다.
1인 2역으로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던 이병헌은 ‘광해’로 자신이 지금까지 주연한 영화 중 천만 관객돌파라는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이병헌은 ‘지.아이.조’ 1편과 2편, ‘레드2’에 출연, 미국에서도 입지를 조금씩 넓혀가며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 조성하
조성하는 영화 ‘화차’를 시작으로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5백만불의 사나이’, ‘비정한 도시’ 등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빛을 발하는 연기를 보여줬다. ‘화차’에서 문호(이선균 분)의 사촌 형이자 선영(김민희 분)의 실체를 끝까지 추적해나가는 전직 형사 종근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극에 탄탄한 긴장감을 형성시켰다.
영화와 함께 조성하는 ‘한반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등 드라마에도 꾸준히 출연하며 중후한 매력을 발산해 대표 꽃중년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 황정민
황정민은 멜로, 스릴러, 코미디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로 잘 알려졌다. 그런 그가 올해는 영화 ‘댄싱퀸’으로 오랜만에 코믹 캐릭터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댄싱퀸’에서 따뜻하고 매력적인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황정민은 400만 관객을 돌파, 생애 최다관객 기록을 세웠다. ‘댄싱퀸’이 끝나자마자 뮤지컬 무대 위로 올라선 황정민은 ‘맨 오브 라만차’로 또 한 번 흥행기록을 이뤄냈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까지 모두 소화 가능한 배우 황정민이 내년 영화 ‘신세계’와 ‘전설의 주먹’에서 어떤 연기변신을 선보일지 벌써 기대된다.
올 한해 유난히 중년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 것에 대해 CJ엔터테인먼트의 박루시아 홍보과장은 “과거에는 멜로, 코미디 등 20~30대 젊은 관객들에게 소구하는 영화들이 많다 보니 배우층도 20~30대 중반 배우들이 각광을 받았다”며 “하지만 올해는 다양한 장르와 스토리의 영화들이 나오면서 40대 배우들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그리고 정통사극이라든지 강한 얘기를 그린 영화에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색깔이 있는 중년 배우들의 활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쇼박스의 최근하 과장은 중년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40대 배우들이 시도한 새로운 연기변신이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고 관객들이 그 배우에게서 보고 싶어 하는 면을 콕 집어서 본인의 옷을 입을 것 마냥 호연을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40대의 여유로움이 최근 메인 관객층이 된 중장년에게 자연스럽게 어필된 듯하다”며 “특히 최근 등장한 30~40대 감독들이 하고자 하는 얘기들, 즉 과거의 감성을 풀어낼 수 있는 배우들이 어린 배우보다는 40대 이상의 배우들이다. 이에 그런 영화들의 중심에 중년 배우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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