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공히 한국영화의 전성시대였던 2012년 한 해,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장르와 외면을 받았던 장르는 어떤 것이였을까.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2편이나 탄생하고 사상 처음으로 연간 한국영화 관객수 1억 명 돌파를 이뤄낸 올 한 해, 영화 '건축학개론', '늑대소년' 처럼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멜로영화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그동안 '기본은 한다'는 평을 받았던 공포영화와 드라마 장르, 그리고 전쟁영화가 흥행의 쓴맛을 봐야했다.
◆ 흥한 장르

#1. 2012년, 사랑하세요..멜로영화 '강세'
뭐니뭐니해도 2012년 한해 가장 주목을 받았던 장르는 바로 멜로. 이와 같은 멜로 열풍의 포문을 열었던 주인공은 배우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그리고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 주연 영화 '건축학개론'이다.
오래전 첫사랑이었던 여인이 건축가인 남자주인공에게 집을 지어달라고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건축학개론'은 모두가 가지고 있음직한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더불어 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며 그동안 멜로영화가 이루지 못했던 400만 관객 고지를 넘어섰다.
'건축학개론'이 멜로영화의 전성기를 열었다면 배우 송중기, 박보영 주연 영화 '늑대소년'이 그 정점을 찍었다.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멜로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 '늑대소년'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판타지 멜로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으며 '손수건 없이는 볼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보는 이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스토리 역시 올 한해 이어왔던 멜로영화의 붐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 2012년, 웃으세요! 코미디 '강세'

오래도록 이어지는 경기침체 때문일까. 영화를 보며 웃고 싶었던 관객들의 마음이 반영되듯 올 한해 극장가는 유독 코미디 영화들이 강세를 보였다.
배우 황정민, 엄정화 주연 영화 '댄싱퀸'이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전성시대의 포문을 열었으며 배우 류승룡, 임수정의 재발견이라 평가받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역시 관객들의 웃음폭탄을 이끌어내며 4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배우 차태현의 첫 사극 도전으로도 관심을 모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또한 500만에 육박한 관객수로 한국영화 전성시대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망한 장르
#1. 2012년, 귀신이 설 자리가 없다..공포영화 '약세'

아무리 무서운 귀신이라도 2012년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영화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이하 '미확인 동영상')'을 시작으로 성수기, 여름 극장가를 찾은 공포영화들은 충무로에 불어닥친 대작들의 틈세 속에 기를 펴지 못하고 초라하게 퇴장해야 했다.
2012년 첫 공포영화라는 타이틀로 야심차게 극장가를 찾았던 '미확인 동영상'은 약 86만 관객 동원에 만족해야 했으며 공포영화의 새로운 시도로 호평을 받았던 '두 개의 달' 역시 42만 관객이라는 흥행 참패를 맛봐야 했다. 또한 전작들을 통해 공포영화 전문가로 평가받았던 감독들이 뭉쳐 만들어낸 영화 '무서운 이야기' 역시 쏟아지는 호평들에도 불구하고 33만 관객 동원이라는 결과로 막을 내려야 했다.
이처럼 공포영화들의 연이은 흥행 실패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극장가를 찾은 영화 '도둑들', '다크 나이트 라이즈' 등 대작들과의 경쟁 속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는 평이다.
#2. 전쟁은 이제 그만, 드라마는 내리막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포화 속으로'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전쟁영화가 올 한해, 약세를 나타냈으며 드라마 장르 역시 흥행에는 실패했다.
약 280억 원의 제작비와 강제규 감독의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마이웨이'가 올 초, 200만 관객 동원에 그쳐야 했으며 가수 비의 작품으로 관심을 받었던 영화 '알투비:리턴투베이스' 역시 120만이라는 성적을 냈다.
드라마 역시 약세를 나타내긴 마찬가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영화 '페이스메이커'가 46만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가족의 따뜻함을 그려냈던 영화 '파파'가 57만 관객에 그쳤다.
더불어 영화 '접속'의 메가폰을 잡은 장윤현 감독의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가비'가 27만 관객이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려야 하는 참패를 맛보기도 했다.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