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임창균, “부천의 축구향수 불러일으키겠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2.11 07: 08

“예전의 함성을 기억하면서, 부천의 축구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
임창균(22, 경희대)은 차분했다. 신인 특유의 앳되고 수줍은 모습에서는 긴장이 느껴졌지만 우선지명 1순위라는 이름을 짊어지고도 생각보다 훨씬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말도 곧잘 했다. 책 읽고 공부하는 축구선수로 대학축구에서 유명했던 이답게 질문에 대답하는 목소리는 떨림 없이 편안했고 말은 쉼없이 이어졌다.
지난 6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신규 창단구단 대상 신인 우선지명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받은 임창균은 서울공진고등학교 시절 제44회 전국추계고등학교 축구연맹전 우승을 이끌었고 경희대 입학 후 U리그 왕중왕전 준우승(2010), 제47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준우승(2011), 제 97회 전국체전 준우승(2012)을 이끈 선수다.

임창균은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대학시절 공격형 미드필더나 처진 공격수로 나서며 날카로운 슈팅감각과 패스워크를 보여줘 일찌감치 ‘슈퍼루키’로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플레이도 자신이 좋아하는 ‘판타지스타’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를 꼭 닮았다. 드래프트 유망주로 손꼽혔던 만큼 그에게 관심을 보였던 구단도 여럿 있었다. 우선지명 전체 1순위의 기쁨 너머 아쉬움이 있을 법도 했다.
하지만 임창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명을 받았을 때 한창 오전 훈련 중이라 몰랐다. (우선지명)드래프트가 7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훈련만 열심히 했는데 끝나고 핸드폰을 보니 연락이 잔뜩 와 있더라. 축하한다는 문자를 보면서 얼떨떨했다. 1순위로 뽑힐 것이라고는 0.1%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문을 연 임창균은 “2부리그라고는 해도 지명된 선수들을 보면 모두 (대학리그서) 함께 뛰면서 듣고 보고 했던 좋은 선수들이다. 2부리그 나름의 패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자신을 선택해준 부천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임창균의 롤모델 중 한 명인 윤정환(현 사간 도스 감독)이 뛰었던 팀이 바로 부천의 전신 부천SK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부천에서 뛰었던 윤정환의 존재는 임창균에게 있어 특별한 동기부여가 된다. 임창균은 “키가 작다는 핸디캡을 이겨낸 선수들을 좋아하고 또 닮고 싶다”며 “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이 자꾸 키 이야기를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임창균의 키는 윤 감독과 같은 173cm다.
“상무나 경찰청과 같은 팀들은 대학시절 연습경기 때 붙어본 경험이 있다. 노련하고 경험많은 선배들이라 차이가 느껴지더라. 하지만 그런 선배들과 리그에서 맞붙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도전정신을 불태운 임창균은 2013시즌 목표에 대해 “부천의 2부리그 우승”이라고 답했다. 신인으로서 이름을 알리고 싶은 마음은 팀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따랐다.
부천의 팬들에게 드릴 말이 있냐는 마지막 질문에 임창균은 숨을 고르고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부천 SK시절 유명했던 만큼, 팀이 없어지고 난 후 부천 팬들이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것을 안다. 그 때 함성을 기억하면서, 부천의 축구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 운동은 물론 생활면에서도 모범을 보여 안팎으로 팬들을 기쁘게 해드리겠다”는 임창균의 출사표는 신인의 패기와 부천에 대한 애정이 어우러져 한없이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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