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49번’ 민병헌, “몸 만들기 최우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2.11 12: 43

“무릎 상태를 확실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우선입니다. 팀에서도 그래야 경쟁 기회를 줄 테니까요”.
화투에서 49는 판을 다시 벌이는 패다.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번호. 군 입대 전은 물론 경찰청 시절에도 원래 49번을 달고 외야를 종횡무진하던 민병헌(25, 두산 베어스)이 49번 등번호를 되찾으며 예비역으로서 첫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두산에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민병헌은 고교 시절 유격수, 3루수도 맡았으나 송구 정확도 문제로 인해 외야로 전향했던 바 있다. 2007시즌 민병헌은 선배 임재철의 군입대 공백을 메우며 119경기 2할4푼4리 3홈런 31타점 30도루로 선배 이종욱, 고영민과 함께 두산의 발야구를 이끈 인재였다.

또한 수비력에서도 강견을 바탕으로 한 송구 능력은 물론 빠른 발이 비롯된 넓은 수비 범위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당시 김성근 SK 감독이 당시 SK의 주전 우익수인 ‘국민 우익수’ 이진영(LG)과 비교하며 “송구 능력은 민병헌이 더욱 낫다”라고 칭찬했을 정도. 시즌을 마치고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 아시아 예선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8시즌 부상과 슬럼프로 힘든 시기를 보낸 뒤 이후 주전 자리를 찾지 못했던 민병헌이다. 고민 끝에 그는 2010시즌 후 경찰청에 입대했고 올 시즌 막판 정수빈의 갑작스러운 안면 골절상으로 인해 제대 이튿날 1군에 합류했다. 그러나 2경기 7타수 1안타에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확실한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타격왕(3할7푼3리)이자 올 시즌에도 83경기 3할4푼2리 6홈런 51타점 24도루로 활약한 호타준족 유망주에게는 아쉬운 시즌 말엽이었다.
“몸이 좀 무거웠어요. 사실 퓨처스리그 일정이 끝나고 휴식기라서 감이 떨어지기도 했고”. 갑작스럽게 잡은 1군 막판 기회는 민병헌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 일을 뒤로 하고 미야자키 마무리훈련서부터 감 찾기 시동을 건 민병헌이었으나 이번에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중도 귀국하는 비운을 맞았다. 다행히 내년 시즌까지 영향을 미치는 큰 부상은 아니다.
“왼 무릎 안쪽을 다쳤어요. 지금은 계속 재활하고 있습니다. 부상 이전의 7~80% 정도에요. 코칭스태프들께서는 ‘완벽하게 만들지 않으면 전지훈련 합류도 안 된다’라고 하셔서 지금은 무릎 상태를 온전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막판 민병헌은 자신에게 낯선 35번을 달고 경기에 출장했다. 원래 학창 시절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숫자 9가 들어간 등번호를 달고자 했던 민병헌은 두산 데뷔와 함께 49번을 달고 다이아몬드를 휘저었다. 그러나 당시 우완 오성민이 49번을 달고 있어 지난 9월 공익 입대한 조승수의 번호였던 35번을 달았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롯데에서 49번을 달던 홍성흔이 프리에이전트(FA) 이적해왔다.
다행히 민병헌은 자신의 원래 번호였던 49번을 찾았다. 홍성흔이 두산 복귀와 함께 이전에 달던 22번을 배번으로 택했고 올 시즌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오성민도 다른 번호를 선택하기로 하며 민병헌 앞으로 49번이 왔다. “병역을 해결하고 돌아온 만큼 이제 두산을 위해 공헌하겠다”라는 민병헌의 2013시즌은 진짜 ‘새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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