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역시 최형우' 찬사 다시 듣겠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12.11 12: 30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욱 컸다.
지난해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하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최형우(29, 삼성 외야수)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전훈 캠프에서 열린 평가전과 시범경기를 통해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올 시즌에도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시즌 개막 이후 기나긴 부진의 늪에 빠졌다. 2군 강등을 비롯해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기대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했다.

전반기 타율 2할4푼(258타수 62안타) 5홈런 44타점으로 주춤했던 최형우는 후반기 들어 3할1푼의 타율에 63안타 9홈런 33타점으로 예년의 타격감을 되찾았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정규 시즌의 부진을 모두 잊고 하고 싶은 것만 편안하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던 최형우는 2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는 등 한국시리즈 2연패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그는 1일 미스코리아 부산 선 출신 박향미 씨와 백년가약을 맺으며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다.
"잘 아시다시피 시즌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 결혼도 했으니 모든 게 편안하다". 최형우는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기나긴 부진의 늪에 빠졌을때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방출의 아픔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출 통보를 받았을땐 2군 선수로서 그 위치에서 힘든 것이었다. 막말로 잘려도 누가 알아주지도 않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엄청 힘들었다. 그동안 심리 치료를 받는 선수들에게 무슨 효과가 있냐고 했었는데 내가 받게 됐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 그리고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최형우는 "지금은 정말 편하다. 돌이켜 보면 지금 이 시점에 겪은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모든 게 편안하다"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최형우는 유연성 강화를 위해 필라테스를 시작할 계획. 돌쇠 스타일에 가까운 최형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유연성 및 근력 강화에 으뜸이라는 게 그의 설명. 20일 이후 방망이를 잡을 예정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정규 시즌이 끝날 무렵 "내년에는 최형우가 4번으로 돌아와야 한다. 최형우 만큼 뛰어난 4번 타자는 없다"고 못박았다. 최형우도 잘 알고 있다. 그에게 내년 시즌 목표를 물었다. "수치상 목표는 의미가 없다. '역시 최형우'라는 찬사를 다시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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