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적인 수비진의 움직임이 최대 강점.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이 오는 12일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재팬 2012 5-6위 결정전을 앞두고 대전 상대인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를 철저히 분석, 경계에 들어갔다. 김호곤 감독은 히로시마의 수비진을 최고의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지난 10일 미나토 사커 필드서 회복훈련을 지시한 김 감독은 "우리들의 플레이를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쉽다. 팬들에게도 미안하다. 아시아를 대표해서 왔는데 창피하기도 하다. 좋은 경험을 했지만, 세계의 벽은 존재한다고 느꼈다. 기량 차이도 있었다"며 CF 몬테레이(멕시코)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 놓았다.

하지만 실의에 차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다음 경기인 히로시마전에 대한 의욕이 남달랐다. 김 감독은 "마무리를 잘하고 가야 한다. 선수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며 유종의 미로 클럽월드컵과 이번 시즌을 마치겠다고 전했다.
김상훈 코치를 히로시마와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의 FIFA 클럽월드컵 재팬 2012 플레이오프에 파견, 이미 분석을 마친 김호곤 감독은 "수비 조직력이 바르셀로나 같다.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의 수비를 보고 참 다양하게 펼친다고 했는데, 히로시마도 수비가 스리백과 포백을 오고 가는데 바르셀로나의 것과 비슷하다"고 평했다.
지난 시즌 기본적으로 4-3-3 포메이션을 유지한 바르셀로나는 공격시 오른쪽 풀백 다니엘 알베스가 오버래핑으로 중원으로 이동, 순간적으로 스리백으로 변하기도 했다. 알베스의 공격 가담으로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는 바르셀로나는 공·수에 걸쳐 지속적으로 상대를 압박한다.
히로시마의 수비 움직임은 바로셀로나와는 완전 같은 것이 아니지만 궤는 같이 하고 있다. 3-4-2-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는 히로시마는 스리백을 미즈모토 히로키와 지바 가즈히코, 모리와키 료타가 이루고 있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 아오야마 도시히로가 수비에 가담할 때는 순간적으로 포백으로 변한다.
김 감독은 "6번(아오야마 도시히로)이 뒤로 처지면 왼쪽 수비수인 4번(미즈모토 히로키)가 공격에 가담하는 등 유동적인 움직임을 보인다"고 전했다. 즉 스리백이 포백으로 변했다가 다시 스리백으로 변하는 것으로, 미즈모토가 오버래핑으로 공격진에 힘을 보태면서도 수비는 여전히 탄탄하게 유지한다는 말이다.
수비진의 변화로 공격과 수비의 안정을 동시에 꾀한 히로시마는 지난 시즌 7위서 이번 시즌 1위로 올라섰다. 득점은 J리그 18개 구단 중 두 번째(34경기 63골)로 많았고, 실점도 두 번째(34경기 34실점)로 적었다. 공·수 밸런스가 잘 잡힌 히로시마는 득실 차에서 +29골을 기록, 득실 차 2위 베갈타 센다이(+16골)와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김 감독은 "히로시마에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하지만 조직력이 좋다. 특출난 선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골고루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우승할 이유가 있는 팀이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히로시마는 주포 사토 히사토가 22골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 MVP를 차지했지만, 사토는 2010년 2월 14일 한국전을 마지막으로 A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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