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번째 심장, 수원 KT냐 전북 부영이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2.11 12: 06

드디어 한국 프로야구에 10번째 심장이 생기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오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10구단 창단 추진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현재 우리나라 야구 환경이 10구단을 창단하는데 필요충분한 조건을 갖추지 못하였지만 홀수구단에서의 리그운영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야구계와 팬들의 염원을 고려하여 대승적인 차원에서 10구단을 조기에 창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0구단을 둘러싼 KBO와 기존 구단, 그리고 선수협과의 갈등도 한 번에 풀리게 됐다. 지난 6월 10구단 승인을 무산시킨 바 있었던 이사회는 시즌 종료 후 재논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왔다. 그러자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는 11일 오후로 예정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보이콧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 10번째 막내가 태어나는 건 결정됐다. 이제는 누구를 받아 들일지 결정해야만 한다. 이미 작년부터 수원과 전북은 10구단 창단을 희망, 적극적인 유치경쟁을 벌여왔다. 
프로야구 구단을 창단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원과 전북 중 '승자'는 누가 될까. 수원과 전북은 공통적으로 과거 야구단이 존재했던 도시이기도 하다. 수원은 현대 유니콘스가 잠시 머물러갔던 도시이며 전북 전주는 쌍방울 레이더스의 보금자리였기에 10구단이 유치된다면 모두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도시다.
지난달 수원시가 '공룡' KT를 업고 10구단 창단 추진을 공식 발표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유치전에서 압도적인 우세가 점쳐졌다. 일단 수원시는 인구 114만명으로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다 모기업으로 재계순위 14위 KT를 내세워 경제적 안정성까지 함께 꾀했다. 게다가 인구 1천만을 훌쩍 넘는 경기도에 야구단이 단 하나도 없는 점, 접근성, 시장의 규모 등 모두 전북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전북은 지방 균형발전을 내세웠다. 이미 수도권에 4개 구단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수원까지 구단이 생긴다면 불균형은 더욱 심화된다는 주장이다. 당초 향토기업 위주로 컨소시엄을 구성, 모기업 유치를 구상했던 전북이지만 수원이 재계순위 14위 KT와 손을 잡으면서 상황이 급박해졌다. 결국 전북은 기업 컨소시엄을 포기하고 재계 30위 부영그룹을 파트너로 발표해 10구단 유치전에 불을 붙였다.
10구단 유치에 대한 준비나 제반여건 등은 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야구계에서는 수원과 KT의 공식발표 이전부터 '게임은 끝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았다. 그렇지만 기존 구단들의 역학관계 때문에 오히려 전북이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삼성은 그룹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본사가 있는 수원에 타 구단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 또한 이동통신사 라이벌인 SK와 LG 역시 KT가 야구판에 들어와 홍보효과를 누리는 걸 탐탁찮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1~2개 구단만 전북 쪽에 손을 들어준다면 10구단 유치의 향방은 미궁으로 빠져들게 된다.
KBO는 향후 신규회원 가입 신청을 받은 후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참가기업과 도시에 대한 평가를 실시, 이 결과를 이사회 및 총회에 상정하여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수원과 전북의 10구단을 향한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