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경쟁력 회복을 이유로 연일 예능 프로그램을 폐지하며 살벌한 세밑을 보내고 있다.
11일 MBC 관계자에 따르면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던 퀴즈 프로그램 ‘최강 연승 퀴즈쇼 Q’가 내년 초에 폐지된다. 정확한 폐지 시점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 프로그램 역시 시청률 부진이 폐지 사유가 됐다.
앞서 MBC는 월화시트콤 ‘엄마가 뭐길래’와 8년 장수 토크쇼 ‘놀러와’를 갑작스럽게 폐지하면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각각 오는 18일과 오는 24일 마지막 방송을 하는 두 프로그램은 제대로 된 마지막 인사도 없이 시청자들 곁을 떠날 전망이다.

지금껏 폐지가 결정된 세 프로그램 모두 저조한 시청률로 경쟁력이 없다는 게 단칼을 맞은 가장 큰 이유. 앞서 김재철 사장은 특보를 통해 “내년 밤 9시대 시청률 1위 달성을 위해 올해 12월이 중요하다. 버릴 것은 버리고 갈아 끼울 것은 끼우고 해서 내년에는 반드시 1등을 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개편을 예고했다.
또한 11일 발행된 MBC 특보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10일 임원회의에서도 “콘텐츠 경쟁력을 회복하지 않으면 회사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면서 “2013년에는 콘텐츠 생산 본부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콘텐츠 경쟁력을 통한 시청률 회복, 그로 인한 광고매출 상승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채널 시청률이 지상파 3사 꼴찌로 떨어진 MBC의 내년 경쟁력 회복 대상은 우선 오후 9시대다. MBC는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가 오후 8시대로 이동하면서 월화시트콤과 ‘MBC 스페셜’, ‘최강 연승 퀴즈쇼’ 등을 배치시켰지만 시청률이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MBC는 시청률을 위해 드라마, 그것도 고정 시청자 확보가 용이한 사극을 선택했다. MBC는 내년 3월에 방영 예정이고 최완규 작가가 집필을 맡은 일일사극 ‘허준(가제)’이 오후 9시대로 배치되면 잃어버린 시청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강연승 퀴즈쇼Q’와 월화시트콤 폐지 외에도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영되는 ‘MBC 스페셜’과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영되는 ‘불만제로 UP’ 등의 시간대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처럼 떨어진 시청률을 잡겠다면서 MBC가 분주한 세밑을 보내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다. 이미 MBC가 고정 시청자들의 신의를 저버리고 갑작스럽게 프로그램을 날려버린 까닭에 방송사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
노조의 장기간의 파업으로 인해 하락한 콘텐츠 경쟁력보다 뭘 해도 곱게 보이지 않게 된 MBC의 추락한 이미지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jmpyo@osen.co.kr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