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 인턴기자] 돌직구가 야구장이 아닌 안방극장에 등장했다. 돌직구는 돌과 직구의 합한 말로 야구에서 힘이 좋고 돌처럼 강한 직구를 일컫는 신조어. 요즘 예능은 출연자의 치부를 감추지 않고 가감 없이 독한 질문을 던지는 돌직구 화법으로 스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MBC ‘무한도전’은 지난달 17일부터 3주에 걸쳐 ‘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페스티벌’ 특집을 방송했다. 제목부터 대놓고 못생긴 이들이 출연하는 특집을 표방한 ‘못친소 페스티벌’이 처음 방송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일부 네티즌은 자칫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외모지상주의는 커녕 ‘못난이 지상주의’였다. 출연자들은 각자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며 못생긴 외모마저 사랑스럽게 변하는 마법을 부렸다.
1년여 만에 돌아온 MBC ‘무릎팍도사’는 더욱 강해진 돌직구 화법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6일 방송에서 강호동은 게스트로 등장한 배우 정우성에게 “정우성에게 파리란?”이라는 과감한 질문으로 과거 연인 이지아에 대해 물었고 이에 정우성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그저 놀라운 가십일 뿐이었던 일련의 해프닝은 방송 이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됐고 당사자인 정우성과 이지아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대중 앞에 설 수 있게 됐다.

또한 SBS '힐링캠프‘는 거침없는 독한 질문으로 정글 같이 치열한 예능판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MC 한혜진은 8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야구선수 이승엽에게 “왜 오셨어요?”라며 독한 질문을 던졌고 이에 이승엽은 마음속에 담아뒀던 진솔한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 ‘힐링캠프’를 이끌어가는 큰 형님 이경규는 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에게 학력 위조 논란에 대해 꼼꼼히 물었고 타블로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밝힐 수 있었다.
마냥 '착한 예능'만 할 것 같던 유재석도 대세에 따르는 추세다. 유재석은 MBC '놀러와'에 출연한 전인권에게 "방송에서 자주 보지 못했는데 얼굴이 낯익다. 뉴스에서 자주 본 것 같다"며 과감한 멘트를 던져 전인권을 당황케 했고 그에게 오랜만에 공중파에 출연한 진솔한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제 시청자들은 자신의 치부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스타들에게 비난의 목소리 대신 이해의 따뜻함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더 득이 됨을 안다. 그렇기에 예능에서의 돌직구 화법은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스타들의 아픈 곳을 달래주는 비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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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