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지도자' 이흥실(51) 전북 현대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올 시즌 전북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끈 이 대행은 시즌을 마친 후 구단과 협의 끝에 감독대행직을 그만두기로 했다. 지난 7년간 친형제처럼 지냈던 최강희 감독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전북 사정에 능통한 관계자는 "이흥실 감독대행이 구단과 협의 끝에 지휘봉을 놓게 됐다"면서 "구단도 이 대행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만류했지만 이 대행의 의지가 강력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흥실 대행은 지난해 12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난 최강희 감독으로부터 전북 지휘봉을 넘겨 받았다. 전북은 올 시즌 내내 FC 서울과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시즌 중반 15경기 연속 무패(12승3무)를 거두는 등 막판까지 서울과 우승 경쟁을 벌였다.
올 시즌 전북은 줄부상에 시달렸다. 센터백 4명이 동시에 부상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공격수 정성훈(현 전남)과 미드필더 김정우가 중앙 수비로 나서기도 했다. 주축 박원재와 서상민은 중요한 시기에 시즌아웃당했다.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했다. 비록 우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전북을 강팀으로 유지했다. 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연속 진출을 달성하는 등 부상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선전을 펼쳤다.
이 대행은 사상 초유로 계약기간이 정해진 감독대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단 장악에 실패하지 않았다. 선수들도 이흥실 대행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이흥실 대행은 전북 구단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어려운 결심을 했다. 최강희 감독과도 만나 힘겨운 상황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6년부터 전북에서 함께 했던 이 대행은 최강희 감독이 복귀했을 때 편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계자는 "어쨌든 여러 가지 방향을 통한 소통에 의한 결과다. 따라서 이 대행의 결심에 대해 주위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북을 명문팀으로 이끈 이 대행의 결심은 굳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은 조성환 수석코치에게 최강희 감독이 돌아오는 오는 6월까지 지휘봉을 맡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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