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 이흥실 대행의 결별이 아름다운 이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12.12 02: 02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본인만을 위한 생각이 아니라 전북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 이흥실(51) 전북 감독 대행이 아름답게 떠나는 이유다.
올 시즌 전북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끈 이 대행은 시즌을 마친 후 구단과 협의 끝에 감독대행직을 그만두기로 했다. 
전북 사정에 능통한 관계자는 "이흥실 감독대행이 구단과 협의 끝에 지휘봉을 놓게 됐다"면서 "구단도 이 대행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만류했지만 이 대행의 의지가 강력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흥실 대행은 지난해 12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난 최강희 감독으로부터 전북 지휘봉을 넘겨 받았다. 전북은 올 시즌 내내 FC 서울과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시즌 중반 15경기 연속 무패(12승3무)를 거두는 등 막판까지 서울과 우승 경쟁을 벌였다.
전북은 올 시즌을 마치고 이흥실 감독이 내년 6월까지 맡아 주기를 원했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과 경기서 시작된 부상악령은 시즌내내 전북을 괴롭혔다. 이는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도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 그러나 이 대행은 부상자들을 잘 추스리며 전북은 치열한 우승 경쟁에 집어 넣었다.
전북 구단도 갑작스럽게 감독대행직을 맡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 대행에 대해 큰 불만이 없었다. 그러나 이 대행 본인이 새로운 출발을 원했다. 수년간 수석코치로 최강희 감독을 보좌했지만 감독 경험이 없었던 이 대행으로서는 더 공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많은 고민을 한 이흥실 대행은 최강희 감독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대행의 측근은 "이흥실 감독이 여러 고민을 하다 최강희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강희 감독도 이흥실 감독이 전북을 맡아 좋은 팀을 만들어 주기를 원했지만 결국 본인의 뜻을 꺾지 못했다"고 말했다.
감독직을 맡은 뒤 첫 해에 비교적 성공적으로 시즌을 치른 이 대행은 본인이 한계를 절감했다.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전북 코치로 지내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넓은 곳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만약 이 대행이 본인의 이익만 챙기겠다고 생각했으면 6월까지 지휘봉을 잡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했다.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 전북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전북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이 대행이 많은 고민을 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구단 내부적으로는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판단했다"면서 "여러가지 상황을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흥실 대행은 전북의 영원한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