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박찬호 마케팅이 시작됐다.
포스팅 금액 약 2573만 달러와 6년간 연봉 총액 3600만 달러를 투자하며 류현진(25)을 영입한 LA 다저스가 본격적인 한인 마케팅을 시작한다. LA 지역 언론 '오렌지카운티제리스터'는 지난 11일(이하 한국 시간) 류현진의 입단 기자회견 관련 기사를 실으며 '다저스는 류현진이 전임자 못지않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여기서 말하는 전임자란 바로 박찬호를 뜻한다.
기사에서는 '박찬호는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고 1994년 다저스에서 데뷔했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 출신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다. 두 선수는 올해 한국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함께 했다'고 보도했다.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것처럼 류현진도 한국 프로 출신으로는 처음 빅리그 직행에 성공한 선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로스앤젤레스 지역은 미국 내에서 가장 큰 한인 사회가 들어서있다. 많은 한국 교민들이 류현진을 응원할 것이며 다저스는 그들을 상대로 마케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LA 지역의 한인 사회는 류현진이 플레이하는데 있어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약 32만명이 거주하는 LA 한인타운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약 5마일(8km) 가량 떨어진 곳이라 접근하기에도 용이한 위치에 있다.
기사는 또 류현진의 기자회견 뒷배경 광고판에 다저스 구단 로고와 함께 한국 소주 하이트 진로가 배경이 된 것을 이야기하며 '류현진과 계약하기 전부터 스폰서로 있었다'면서도 '다저스는 이 같은 마케팅 이점을 살리기 위해 주저함이 없다. 다저맨으로 이틀째가 되는 12일에는 류현진이 직접 한인타운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이날 LA 한인타운 라디오 코리아 앞 잔디 광장에서 팬들과 만남을 갖고 사인볼을 증정했다. 계약서에 사인이 마르기도 전에 한인 마케팅을 시작한 것이다.
론 로젠 다저스 마케팅 부서장은 "류현진은 한국에 있어 굉장한 저명인사다. 우리는 그를 통해 한인 사회와 한국 스폰서가 따라오기를 바라고 있다"며 류현진을 앞세운 한인 마케팅 효과를 기대했다. 실제로 다저스는 벌써부터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를 앞세워 '다저맨' 류현진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박찬호 시절처럼 한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처럼 류현진에 대한 기대가 높은 건 박찬호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설적인 NBA 스타 출신의 매직 존슨 공동 구단주도 "우리는 박찬호를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고 있다. 류현진은 박찬호가 걸어온 길을 따르는 또 한 명의 선수가 될 것"이라 기대했으며 네드 콜레티 단장도 "우리는 재키 로빈슨,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노모 히데오, 박찬호 등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라면 가리지 않고 꾸준히 영입했다. 류현진도 그런 다저스 전통을 이어갈 선수"라고 소개했다.
류현진도 "최대한 많은 한인들이 경기장에 찾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의 한인 교민 사회가 자리 잡은 LA 지역에 제2의 '코리안특급' 열풍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제는 61번이 아니라 99번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릴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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