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패였다.
2012 골든글러브의 최대 이변은 2루수에서 나왔다. 넥센 신인왕 서건창(23)이 KIA 2루수 안치홍(22)을 누르고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신인왕 프리미업에 도루와 득점에서 앞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안치홍과 서건창을 비교하면 안치홍은 타격에서 앞서고 서건창은 실책과 도루수치에서 우위를 보였다. 안치홍은 타율(.288) 안타(141개) 장타율(.378) 출루율(.347)에서 앞섰다. 서건창은 타율은 2할6푼6리로 낮지만 득점(70점) 도루(39개) 실책수(7개)가 나았다.

그래도 다들 행사장에서는 안치홍의 2년 연속 수상을 점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미 마감된 기자단 투표함을 열자 서건창이 154표를 얻었고 안치홍은 116표에 그쳤다. 서건창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깜짝 놀랐다.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오늘 수상자 가운데 가장 의외인 것 같습니다"라고 안치홍을 배려했다.
2년 연속 성공할 것 같았던 황금장갑을 눈 앞에서 놓친 안치홍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뭔가 자꾸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는데 자신이 가장 기대했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결국 안치홍은 시즌 도중 강한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2년 연속 3할에 실패했다. 작년 입단 3년만에 3할 타율(.315))를 기록하면서 타격의 궤도에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내내 자질구레한 부상을 시달리면서도 132경기에나 출전하는 근성을 발휘했다. 결국 쉬지 못하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고 2년 연속 3할에 실패했다. 아울러 수비에서도 몇차례 결정적인 실책이 나왔던 점이 기자들의 기억에도 남았던 모양이다.
2009년 고졸신인으로 올스타 MVP와 한국시리즈 우승, 2011년에는 3할 타율과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면서 승승장구했다. 이번에야 첫 실패의 아픔을 겪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것도 승부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귀중한 경험이다. 그는 젊고 강한 근성과 성실성을 갖추었다. 오히려 실패가 새로운 동력이자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안치홍의 내일이 더욱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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