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신임 김시진(54) 감독의 취임 일성은 '선발야구'였다. 올해 롯데의 야구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타선 침체-두터워진 마운드였다.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 2위(3.48)를 기록한 가운데 중간계투진의 양적·질적 향상이 두드러졌다.
그렇지만 선발이 고민이었다. 그 동안 선발야구를 펼쳤던 롯데지만 올 시즌에는 송승준-유먼-사도스키 정도만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지켰다. 이용훈과 고원준은 고정적으로 선발진에 머물지 못했고, 사도스키는 로테이션은 지켰지만 기복이 심했다.
때문에 김 감독은 "현재 롯데는 선발진이 고정 돼있지 않다. 겨울동안 우선 선발 자원을 넉넉하게 만들어서 고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지키며) 던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선언했다. 또한 "밖에서 봤을 때 키워보고 싶던 선수가 2~3명은 된다. 2군에 젊은 선수들에게 눈을 돌릴 것이다. 2군이 강해져서 선수층이 두터워져야 한다"며 "투수 지도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아직 스토브리그에 돌입하지도 않았지만 롯데 선발진은 기대밖의 선수보강으로 차츰 두터워지고 있다. 일단 가장 큰 변수였던 유먼을 붙잡아 놓는데 성공한 롯데는 송승준과 원투펀치를 맡길 수 있게 됐다. 사도스키와는 작별을 선언한 가운데 현재 롯데는 외국인투수 영입을 내부방침으로 결정하고 꾸준히 물색하고 있다. 이미 3명의 최종후보가 추려졌고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다.
여기에 김승회의 가세로 롯데는 선발 마운드 구성에 숨통이 트였다. 올 시즌 김승회는 24경기에 나서 6승 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선발로 나서 기록한 성적은 19경기 114⅔이닝 6승 7패 평균자책점 3.53이다. 평균 소화이닝이 6이닝을 넘고 12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을 정도로 안정감이 돋보이는 피칭을 선보였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내년에도 충분히 4선발을 맡을 만하다.
롯데의 5선발 후보도 두텁다. 우선 투수조 맏형 이용훈이 있다. 시즌 막판 오른쪽 어깨 건초염으로 전력에서 빠졌던 이용훈은 꾸준히 재활운동을 병행해 지금은 투구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시즌 중반까지 우완 에이스 역할을 했던 이용훈은 내년 선발로 시즌을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절치부심한 고원준은 부활을 노린다. 얼마 전 불미스러운 사고를 냈기에 더욱 각오가 남다른 고원준이다. 넥센 시절 은사였던 김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가 다시 롯데에 모였기에 운동에만 전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KIA에서 보상선수로 영입한 홍성민은 김 감독이 "선발투수로 키워보고 싶다"고 지목했을 만큼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우완 영건 진명호도 선발투수로 경쟁력을 갖춘 선수다.
분명한 건 작년 이맘때보다 지금 롯데가 선발진 구성에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투수조련사 김 감독이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 롯데 선발진에 어떤 '마법'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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