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 울산-히로시마, 이제는 '자존심' 대결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2.12 09: 49

이제는 자존심만 남았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는 12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재팬 2012 5-6위 결정전을 갖는다. 지난 9일 열린 준준결승전서 울산은 CF 몬테레이(멕시코), 히로시마는 알 아흘리(이집트)에 패배해 5-6위 결정전으로 떨어졌다.
5위와 6위의 상금 차이는 50만 달러(약 5억 원)다. FIFA는 클럽월드컵 5위에 150만 달러(약 16억 원), 6위에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수여한다. 하지만 상금은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선수들은 다른 것에서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를 찾아 필승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가장 큰 동기부여는 자존심이다.
울산은 몬테레이전에서 자신들의 힘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완패했다. 이번 시즌 울산이 보여준 최악의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수에 걸쳐 우왕좌왕 했다. 평소 당당하던 주장 곽태휘도 고개를 숙이고 패배를 인정했고, 김호곤 울산 감독마저 "창피했다"고 할 정도다. 아시아의 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진 것이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무패 행진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던 때의 모습을 히로시마전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히로시마가 아시아에 속한 클럽인 만큼 최종전에서 자존심을 세움과 동시에 아시아 최강자의 자리를 입증하겠다는 뜻이다.
히로시마도 마찬가지다.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대회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연패로 마감한다는 사실은 자국민들에게 창피한 일이다. 특히 이번 시즌 J리그서 득점 2위, 최소실점 2위라는 안정된 공·수 밸런스로 나머지 17개 구단들을 압도한 히로시마로서는 자신들이 질 경우 J리그 전체가 패배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히로시마 감독은 "J리그의 대표로서 자존심을 갖고, AFC 챔피언스리그 챔피언과 부딪치겠다. 일본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승리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고, 히로시마의 주장이자 J리그 득점왕 사토 히사토는 "이번 시즌 J리그 팀들이 울산을 이기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J리그의 자존심을 어깨에 메고 뛰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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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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