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이적설이 나돌았던 추신수(30)가 마침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게 됐다. 새 소속팀은 신시내티 레즈다. 악재는 거의 없는 반면 호재는 넘쳐난다. 일대 도약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여건이다.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 기자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추신수가 트레이드로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게 됐다고 밝혔다. 아직 트레이드의 정확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추신수의 이적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신시내티는 2012년 97승(65패)을 올리며 내셔널리그 중부리그 1위를 기록했다. 2위 세인트루이스와의 승차는 9경기로 그 어떤 지구보다 넉넉한 승차로 1위를 확정지었다. 내셔널리그 전체를 따져도 신시내티보다 더 많은 승수를 거둔 팀은 워싱턴(98승)이 유일했다.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라는 추신수의 바람이 이뤄진 셈이다.

내년 전망도 밝다. 비록 올해는 샌프란시스코에 막혀 월드시리즈 진출이 무산됐지만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동료들의 지원을 놓고 보면 약체 클리블랜드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우선 마운드가 굳건하다. 선발진에는 지난해 19승9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한 특급 에이스 조니 쿠에토를 비롯, 10승 이상을 거둔 선수가 총 4명(레이토스, 베일리, 아로요)에 달한다. 38세이브를 올린 강속구 투수 아롤다스 채프먼을 비롯한 불펜도 지난해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막강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추신수의 타순은 1번 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신시내티의 중심타선은 조이 보토, 브랜든 필립스, 제이 브루스, 라이언 러드윅이라는 수준급 타자들이 즐비하다. 반면 신시내티는 마땅한 1번 타자 감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드류 스텁스는 올 시즌 타율 2할1푼3리, 출루율 2할7푼7리에 그쳤다. 올 시즌 1번 타자로서도 충분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추신수가 매력적인 카드로 보였을 법하다.
타자 친화적인 그레이트아메리카볼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그레이트아메리카볼파크는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홈런이 나온 경기장 중 하나기도 하다. 좌측 중앙 거리(116m, 높이 3.7m)보다 우측 중앙 거리(113m, 높이 2.4미터)가 더 낮고 거리도 더 짧다. 좌타자인 추신수로서는 좀 더 많은 홈런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우익수 자리에 장타자 브루스가 자리잡고 있음을 감안할 때 추신수의 포지션은 주로 중견수, 때로는 베테랑 러드윅의 휴식 시간을 메울 좌익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견수 자리가 친숙하지 않은 만큼 이 부분은 다소간 부담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외야 수비력은 인정받고 있는 만큼 약간의 적응기만 거치면 충분히 적응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신시내티의 마켓 규모가 클리블랜드보다는 크고 우승에 대한 야망이 있다는 점에서 1년 뒤 FA 계약 때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추신수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트레이드라고 할 만하다. 이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일만이 남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