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승엽이 탄생할까. 박흥식 롯데 자이언츠 타격 코치가 김대우(28)의 활약을 예고했다.
2002년 광주일고 에이스로 활약하며 대통령배와 청룡기 우승을 이끈 주역. 고교 투수 랭킹 1위로 군림하며 롯데의 2차 지명 1순위로 지명받았지만 몸값 차이로 입단이 불발돼 2년 후 해외 진출을 허용한다는 조건 하에 고려대로 진학했다.
고려대에 입학한 뒤 2학년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한 김대우는 제대 후 대만 무대에 진출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한국으로 돌아온 뒤 모교에서 개인 훈련을 병행하며 진로를 모색해왔다.

2007년 11월 롯데와 계약금 1억원, 연봉 2000만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한 김대우는 타자보다 투수로 뛰길 원했다. 하지만 그는 1군 무대에 통산 4차례 등판, 승리없이 3패(평균자책점 16.39)에 불과했다. 지난해 7월부터 타자로 전향한 김대우는 2군 남부리그에 15경기에 출장, 타율 3할6리(49타수 15안타) 1홈런 11타점 11득점으로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 시즌 1군 경기 성적은 7타수 무안타 1득점에 그쳤지만 2군 무대에서는 타율 2할9푼6리(277타수 82안타) 10홈런 65타점 47득점 21도루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승엽(삼성), 박병호(넥센) 등 거포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박 코치는 "김대우가 어느 정도 해주느냐에 따라 타선의 운명이 달려 있다. 잠재 능력이 풍부한 만큼 꾸준한 기회를 보장받는다면 최소 15홈런 70타점 이상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타 능력은 팀내 타자 가운데 최고다. 게다가 발도 빠르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다.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박 코치는 김대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야구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박 코치는 "뭐든 절실해야 한다. 가끔씩 산만한 모습이 보이지만 야구에 대한 절실함을 갖고 있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기본적인 자질을 갖고 있다면 성공 여부는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는 박 코치는 "될때까지 무조건 밀어부칠 생각이다. 김대우가 성장해야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까지 롯데 타선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김주찬(KIA)과 홍성흔(두산)이 거인 군단을 떠나 공격력이 약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박 코치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김대우 같은 선수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풍운아 이미지가 짙었던 김대우는 최근 들어 훈련 태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한다. 동료 선수들도 깜짝 놀랄 만큼. 고교 무대를 주름잡았던 김대우가 거인 군단의 신흥 거포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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