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투수' 류현진(25,LA 다저스)에 이어 추신수(30,신시내티 레즈)의 이적 소식이 전해졌다.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클리블랜드 인지언스와 신시내티 레즈가 추신수의 이적에 합의했다. 추신수가 핵심인 이번 트레이드에서 무려 9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갈아 입었으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까지 낀 삼각 트레이드다. FA를 1년 앞둔 추신수는 그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강팀으로의 이적을 원해왔다.
이에 앞서 류현진은 10일 LA 다저스와 극적으로 연봉협상에 합의한 바 있다. 6년간 옵션 포함 4200만달러에 달하는 대형 계약에 성공한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첫 사례로 남게 됐다. 11일 LA에서 공식 입단식을 치른 류현진은 등번호 99번을 그대로 받아 미국 정복에 나선다.

류현진과 추신수의 이적은 선수 본인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만족스러운 결과다. 류현진의 미국 진출은 한국 프로야구에 있어서 쾌거라고 할 만하다. 또한 한국야구의 위상이 높아졌고 그동안 줄지어 해외로 향하던 야구 유망주들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추신수는 그토록 그리던 강팀으로의 이적이 결정됐다. 팀 핵심전력으로 활약하던 추신수지만 소속팀 클리블랜드는 매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추신수가 내년 시즌부터 뛰게 될 신시내티는 올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팀으로 우승에 충분히 도전 해볼만한 전력이다.
이처럼 이번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를 통해 선수와 한국 프로야구에 경사가 겹쳤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류중일(49) 감독의 근심은 하나 더 늘어나게 됐다. 두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추신수의 WBC 출전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일본 대표팀 역시 메이저리거의 전원 불참으로 순수 국내파로 꾸리는 게 확정된 상황이다.
이미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류현진과 추신수의 WBC 출전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류현진은 지난 10월 김인식 기술위원장에 WBC 출전을 약속했지만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류현진이 출전하고 싶다 하더라도 소속팀 LA 다저스가 가로막을 가능성이 높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류현진은 미국무대 적응을 위해 준비할 게 많다.
류 감독은 "선수 본인에게 의사를 물어 보겠다"고 말해 아직 희망을 놓고있지 않음을 내비쳤지만 사실상 출전이 힘든 상황이다.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가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류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대표팀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추신수 역시 출전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 이미 지난달 입국 기자회견에서 추신수는 "팀(클리블랜드) 감독도 바뀌었고 내 의지대로 되는 건 아니다. WBC 출전 여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이적으로 추신수도 '새 팀 적응'을 내세워 출전을 고사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여기에 추신수의 중견수 전환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준비할 게 더욱 많아졌다.
기술위원회는 이미 류현진과 추신수를 대신할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빈 자리를 채워 WBC 출전 막차를 탈 행운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그리고 투타 기둥의 공백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