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털어낸‘ 김상현, “반드시 부활한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2.12 16: 08

“어떤 포지션을 바란다는 것은 없어요.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따르며 팀을 위해 보탬이 될 뿐입니다. 다시 일어서야지요”.
2000년대 말 화려한 이적생 성공시대를 그렸던, 그러나 최근 3시즌 동안은 부상으로 인해 아쉬운 시기를 보냈던 ‘김상사’ 김상현(32, KIA 타이거즈)이 부활을 향해 다시 한 번 각오를 불태웠다.
2009년 4월 LG에서 KIA로 이적한 김상현은 그해 121경기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을 올리며 만년 유망주의 틀을 깨고 리그를 지배했다. KIA의 우승 일등공신이었음은 물론 홈런-타점 타이틀을 쓸어 담으며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당해연도 이적생 MVP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지난 3년 간 김상현은 아쉬움이 큰 시기를 보냈다. 2010년 무릎 부상 속에서 2할1푼5리 21홈런 53타점을 기록했던 김상현은 지난해 2할5푼5리 14홈런 64타점, 올 시즌 부상 여파로 인해 32경기 2할5푼9리 4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클러치 히터로서 팀 우승을 이끌었던 김상현이 두 번의 수술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는 동안 KIA는 지난해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뿐 4,5위를 오갔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린 뒤 김상현은 12일 배명고에서 열린 제1회 지마이다스배 '2012 프로야구선수 3쿠션대회'에 참가해 망중한을 즐겼다. 1회전에서 윤석민(두산)을 상대한 김상현은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여주며 순조롭게 4강까지 진출했다. 3-10으로 패한 윤석민이 “상현이 형 너무 세요”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저도 오랜만에 쳤어요”라며 웃은 김상현. 군산 출신으로 ‘바닷가 사나이’의 뛰어난 당구 실력을 선보인 김상현은 “몸 상태는 문제없습니다. 치료와 재활을 열심히 해서 내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며 부활 채비를 갖췄다.
2010년 이범호가 이적해 오며 김상현은 자신의 포지션이던 3루 대신 외야로 전향하게 되었다. 사실 상무 시절 김상현은 좌익수로 뛰던 시간이 훨씬 많았다. 기본적으로 좋은 송구 능력을 갖춘 데다 발도 느린 선수가 아닌 만큼 코너 외야를 맡을 수 있는 수비력을 갖췄고 이따금씩 호수비도 보여줬던 김상현이다.
그러나 FA로 김주찬이 가세하며 외야수 김상현의 입지도 안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나지완과도 롤이 겹칠 가능성이 크다. 3시즌 동안의 부상과 슬럼프로 입지가 좁아진 김상현은 “부상 없이 뛰며 파괴력을 되찾겠다. 포지션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시는 대로 뛰겠다”라는 각오를 보여줬다. 이용규-김주찬으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진을 갖추게 된 KIA. 김상현은 다시 클러치 히터로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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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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