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극 ‘드라마의 제왕’(극본 장항준 이지효, 연출 홍성창)이 지난 11일 방송에서 제국프로덕션 대표 오진완(정만식)의 깊은 원한이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서 비롯된 사실을 그린 가운데, 이를 연기한 배우 정만식 역시 실제 영화 촬영으로 인해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지 못한 사연이 알려졌다.
정만식의 소속사 관계자는 12일 “연기뿐만 아니라 정만식은 실제 영화 촬영으로 인해 친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었다. 오랜 시간 동안 투병생활을 해 온 아버지가 2010년 7월 돌아가셨지만, 당시 정만식은 영화 ‘부당거래’ 촬영을 준비 중에 있었다. 촬영에 앞서 아버지의 부고를 전해 들었지만 다른 배우들의 촬영을 방해할 것을 염려해 조용히 촬영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실제 경험과 흡사한 상황을 정만식이 2년 만에 작품을 통해 맞닥뜨린 가운데, 정만식은 ‘드라마의 제왕’ 촬영에 담담히 임했다고. 소속사 관계자는 “연기자인만큼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내색하지 않고 담담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고 전했다.

앞서 ‘드라마의 제왕’에서는 앤서니 김(김명민)이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앤서니 김은 자신에게 횡령 혐의를 씌운 오진완에게 “왜 그렇게 날 미워하냐”고 물었고, 이에 진완은 “(아버지가) 마지막 가시는 순간까지 이 못난 자식을 찾았지만 아버지께 갔을 땐 이미 늦었다”며 눈물을 삼키는 장면이 방송됐다. 드라마 제작에 있어 피도 눈물도 없던 앤서니 김의 과거 행동에 진완이 상처 받은 사실이 이날 에피소드를 통해 드러난 것.
이를 연기한 정만식은 그동안 감춰왔던 오진완의 슬픔과 분노를 한꺼번에 표출하며 그간 왜 그렇게 잔인하게 앤서니 김을 대했는지를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 인물의 심리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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