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징크스는 없다. '빅보이' 이대호(30, 오릭스)가 일본 무대 평정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고 오릭스와 2년 계약을 맺은 이대호는 전 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6리(525타수 150안타) 24홈런 91타점 54득점을 기록하며 일본 진출 첫해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특히 퍼시픽리그 타점 1위에 오르며 타이틀을 획득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이대호는 10월 10일 귀국한 뒤 사랑의 연탄배달, 유소년 야구 클리닉 등 자선 행사와 각종 시상식에 참가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귀국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과 등산으로 꾸준히 몸을 만들었던 이대호는 10일부터 경남고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롯데 시절 원정경기 룸메이트였던 정훈(25, 내야수)도 함께 했다.

12일 오후 3시께 경남고 야구장에 도착한 이대호는 이종운 감독을 비롯해 경남고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눈 뒤 트레이닝복으로 갈아 입고 산행에 나섰다.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을 만큼 훈련의 강도는 높았다. 그는 시즌 내내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는 몸무게를 유지한 덕분에 체중 조절의 부담에서 벗어났다.
등산 애호가로 잘 알려진 이대호는 "산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를 반겨준다"고 예찬론을 펼치기도. 산행을 마친 이대호는 아내 신혜정씨와 자신의 이름 이니셜인 'DH♡HJ'가 새겨진 1루 미트를 챙겨 야구장으로 향했다.

정훈과 짝을 이룬 이대호의 폼이 범상치 않았다. 경남고 시절 에이스로 활약했던 그는 와인드업 자세를 취한 뒤 힘껏 공을 던졌다. "공이 쭉쭉 뻗어 나가는 게 다르다. 글러브에 꽂힌다. 당장이라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정도다". 이대호는 특유의 너털 웃음으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협찬사 팬사인회에 참가하느라 산행과 캐치볼로 이날 훈련을 마친 이대호는 "오늘은 여기까지"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된 이대호는 내년 1월 13일부터 롯데와 LG의 사이판 1차 전훈 캠프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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